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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따라 자전거로 달리는 가을, 전남 구례 오섬권역마을
섬진강 따라 자전거로 달리는 가을, 전남 구례 오섬권역마을
섬진강 따라 자전거로 달리는 가을,  전남 구례 오섬권역마을 몇 가지 단어의 조합만으로  설명이 충분치 않은 장소들이 있다.  만들어진 시간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거기에서 즐길 수 있는 것도  복잡다단한 장소들의 특징.  구례가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지리산 밑 고장이라 하기엔  섬진강이 서운해할 테고,  그 규모가 크지 않다고 하기엔  켜켜이 쌓인 시간의 더께가 워낙에 두껍다.  그러니, 설명을 듣기보다는 직접 찾는 것이 좋겠다. 오래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구례는 오래된 고장이다.  큰 산과 큰 강이 만나는 곳이다 보니 &n...
  • 지역 : 전남 구례군
  • 장소 : 오섬권역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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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섬권역마을 전남 구례군 문척면 죽연1길 67
2021-11-26


섬진강 따라 자전거로 달리는 가을, 

전남 구례 오섬권역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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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단어의 조합만으로 

설명이 충분치 않은 장소들이 있다. 

만들어진 시간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거기에서 즐길 수 있는 것도 

복잡다단한 장소들의 특징. 


구례가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지리산 밑 고장이라 하기엔 

섬진강이 서운해할 테고, 

그 규모가 크지 않다고 하기엔 

켜켜이 쌓인 시간의 더께가 워낙에 두껍다. 

그러니, 설명을 듣기보다는 직접 찾는 것이 좋겠다.


오래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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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는 오래된 고장이다. 

큰 산과 큰 강이 만나는 곳이다 보니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모여든 사람 중에서 

학식과 덕망이 뛰어난 사람들이 

왜 없었겠는가. 


그런 사람들이 일가를 이루었던 공간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것, 

구름이 흐르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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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산재 툇마루에서 곶감이 되길 기다리는 감


운조루, 곡전재와 같은 고택들이 

여전히 그 후손들의 삶을 품고 있는 것도 

구례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일 것이다. 

그런 고택 중에서

근래 가장 많은 손님이 찾아드는 곳은 

바로 쌍산재다.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에 있는 쌍산재는

해주오씨 문양공 동정공파 22세손인 

쌍산 선생이 세속을 벗어나 

자연을 벗 삼기 위해 지었던 집. 

16,500㎡의 넓은 면적에 

15채의 크고 작은 건물들이 산재해 있다. 


쌍상재는 유료로 운영되는데,

입장료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이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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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부지에 15채의 건물이 들어앉아 있는 쌍상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통가옥이 

이동과 난방 등 에너지 효율을 고려해 

동선을 최소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 배치됐지만, 

쌍산재는 지형을 마음껏 이용한 

호방한 구성이 독특하다.


그런 쌍산재를 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향긋한 차와 함께

 이곳저곳을 천천히 돌아보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가만히 앉아 

호젓한 풍경을 즐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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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에서 차 한 잔 마시며 고택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활짝 열어놓은 방문, 

혹은 경계가 없는 디스플레이와 같은 

툇마루의 풍경 같은 것들은 

그보다 더 생생할 수 없는 

가을의 향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보여준다. 

손에 들고 있던 차를 

개다리소반 위에 놓고, 

허리를 곧게 편 후 깊게 심호흡을 하면,

티 없이 맑은 구례의 가을이 온몸을 가득 채운다.



섬진강변의 붉은 열매들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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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를 이야기할 때

섬진강을 빼놓을 수 있을까. 


전남과 경남을 아우르는 

젖줄 섬진강은 사람뿐 아니라,

 수많은 생물에게 생명을 나눠주는 원천과도 같은 곳. 


구례에서는 그런 섬진강을 

오랫동안 만날 수 있다. 

저 멀리 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물이 

곡성을 거쳐 구례에 이르게 되면 

크게 굽이치며 

광양과 하동을 향해 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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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섬권역에 포함된 죽연마을의 가을 풍경


그렇게 달리는 강 옆에는 

사람이 사는 마을들이 있다. 

죽연마을도 그런 곳 중 한 곳.


죽연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붉은 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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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연마을의 감나무 농장. 수확을 앞두고 감나무 손질 중이다.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힘도 많이 들었어요. 

뿌리가 습하면 탄저병이 오거든요. 

감은 서리 두 번 맞고 

먹는 게 제일 좋아요. 그래야 달지. 

물론 그때까지 안 따고 나무에서 익히면 

우리 같은 농부야 손해지만.”


수확을 앞두고 감나무를 손질하던 주민은

낯선 방문객에게도 구례 감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해주었다. 

나무 그득하게 달린 감들만큼이나 

넉넉한 인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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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익은 벼가 풍요로워 보인다.


그런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뒤로하고, 

다시 강변으로 나아가자, 

매끈하게 포장된 길이 

섬진강과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게 보인다.

그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자, 

저 앞에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누구나 구례를 달릴 수 있도록, 거기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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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섬권역 다목적교류센터, 

그리고 오섬뜰 농촌체험센터. 

오섬? 구례 이곳저곳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실제 돌아다녔음에도 

처음 보는 명칭.


“저 뒤에 있는 산이 보이시죠?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스님, 의상대사 등 

네 명의 고승이 수도했던 절, 

사성암을 품고 있는 오산입니다. 

그 앞글자를 딴 ‘오’ 

이 앞을 흐르는 섬진강의 앞글자를 딴 ‘섬’

이 둘을 합해 오섬이라 이름을 지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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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과 섬진강을 합쳐 오섬권역이라 부른다.


구례 오섬권역 위원장은 

넉넉한 표정으로 

산과 강을 둘러보며 마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저희 오섬권역은 

동해, 죽연, 구성 세 마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강이 순서대로 흐르고 있지요. 

주민 대부분은 농사를 짓고 있는데, 

요즘이 한창 바쁜 시기입니다. 

벼농사는 추수할 때고, 

얼마 안 있어 감도 수확을 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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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섬진강을 누빌 체험객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여행자에게 

농번기는 중요치 않다. 

그저 그 세 마을을 잇는 자전거 길은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자전거를 빌려 달려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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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새로운 풍경이 보인다.


대부분 평지인 터라 

오랜만에 밟는 페달도 힘이 들지 않는다. 

강 건너로 펼쳐진 대나무숲의 풍경은 

슬쩍 나오려는 땀방울도 앗아갈 만큼 시원하다. 

그리고 하늘은, 그 하늘을 

닮은 강물을 서늘할 정도로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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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강너머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자전거는 그런 길을 지나간다. 

여전히 여름인 것 같지만 

벌써 가을인 것 같은 

들판과 강 사이를 가로지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가다 보면 내년 봄을 기다리고 있는 

벚나무길을 지나게 되고, 

그 길의 한가운데에서 오직, 

사람과 자전거만 건널 수 있는 다리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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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구를 쫓아낸 두꺼비를 기리는 동상과 다리


고려 시대, 섬진강 하구에 

왜구들이 도착했을 때,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들이 

일제히 울어 그들을 쫓아냈다는 

전설을 기리기 위한 다리다. 

섬진강의 섬(蟾) 역시 두꺼비라는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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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처럼 잔잔히 흐리는 섬진강. 강에 구름이 비칠 정도다.

 

커다란 두꺼비 동산을 

옆으로 하고 다리에 오르면 

드넓게 펼쳐져 가만히 흐르는 

섬진강의 물줄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고개를 들어 오산의 정상 부근을 보자 

붉은 기둥과 함께 서 있는 사성암도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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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정상 부근의 사상암.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스님, 의상대사 등 네 명의 고승이 수도했던 절,

 

언제까지고 강을 따라, 

끝도 없이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평소의 체력을 스스로 잘 알고 있지만, 

모든 것이 넉넉해지는 

구례의 가을이 주는 용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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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11월~12월 가능한 체험 리스트

*예약 문의 및 상담은 

061-382-2626


자전거 체험 : 1시간 6,000원




지리산 아래에는 갈 곳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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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화엄사 / 사성암 / (출처: 구례군) 구례군농업기술센터  



구례는 지리산을 등반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 

특히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면 

더더욱 그러하다. 

물론 그 넓고 높은 지리산으로 

향하는 길이 한곳 뿐일까만, 

구례는 오랫동안 관문으로서 기능을 해왔다. 

모든 사람에게 넉넉하면서도 

모든 사람이 즐거워하는 

다양한 품 덕분이다.


구례를 이야기하면서 

화엄사(10.4km) 를 빼놓을 수는 없는 일.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국보 제35호 4사자삼층석탑과 

장엄하기가 지리산과 같은 각황전,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국보 제12호 각황전 앞 석등 등은 

화엄사의 역사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존재들. 

하지만 화엄사를 엄숙한 곳으로만 

인식할 필요는 없다. 

워낙 많은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오가는 곳이다 보니,

 다양한 휴게 및 편의 시설이 준비돼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기도 

더없이 좋은 곳이다. 


사성암(3.1km)은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스님, 의상대사 등 

네 명의 고승이 수도했던 사찰. 

그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전망이 워낙 좋은 곳이라 

많은 이들이 일 년 내내 찾는다. 

특히 단풍이 짙게 드리울 때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 

오섬권역 다목적교류센터 앞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오를 수 있다.


구례군농업기술센터(4.8km)라는 명칭은 

상당히 전문적인 기관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지만,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는 개방적 공간이다. 

특히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자원식물학습원, 힐링정원, 

생명자원보존포, 농산자원보존포 등에서

야생화부터 신품종 작물까지 

다양한 식물들을 전시하고 있어,

 식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들려볼 만하다. 

다양한 꽃으로 화려하게 만들어낸 

압화들 역시 압화 박물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제주에 올레길이 있다면 

지리산에는 둘레길이 있다. 

구례에는 몇 개나 되는 

둘레길이 이어져 있다. 

어떤 길은 내내 산자락을 끼고 돌고 

어떤 길은 섬진강과 합류하는 

지천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하며 

어떤 길은 불쑥 작은 마을로 인도하기도 한다. 

어느 코스를 걸어도 몸과 마음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뿐해진다. 



  


**마을 여행정보**


위치: 전남 구례군 문척면 죽연1길 67

문의: 061-781-0036  

홈페이지: https://blog.naver.com/osum36


- 숙박 -

두꺼비방 / 자라방 : 100,000원 - 2인 기준 

(최대 5인, 인원 추가 시 사전 협의) 

오산방 : 200,000원 – 8인 기준 

(최대 10인, 인원 추가 시 사전 협의)


- 주변 여행지 - 

[20분~1시간 거리]

사성암(3.1km)

구례군 농업기술센터(4.8km)

구례 5일장(3, 8일장 5.2km)

화엄사(10.4km) 

지리산 둘레길 송정-오미코스(11.3km)


-오시는 길 

✓자동차

서울에서 3시간 50분 (310.8km), 

광주대구고속도로-순창TG에서 28.4km




✓대중교통

4시간 12분

KTX용산역 – 광주송정역 – 송정19 버스 탑승 – 

4.19기념관 정류장 6-1 버스 환승 – 운산 정류장 하차



*위 정보는 2021년 10월에 작성된 것으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사진, 텍스트,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해당마을 및 한국농어촌공사에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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