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 경상북도 군위군
- 장소 : 군위 화본역
추억이 떠오르거나, 혹은 추억을 만들거나
군위로 떠나는 추억행 완행열차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본 적이 있다면 혜원 역으로 나왔던 배우 김태리가 시골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모습이, 한적한 가게 앞에 앉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 장면이 기억에 남을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소박한 시간을 보냈던 그들의 이야기처럼, 군위에는 평온함이 가득하다.
군위에서는 조금 느려도 괜찮다. 완행열차처럼 천천히 여행을 즐겨보는 거다. 화본마을에서 <리틀 포레스트> 등장인물처럼 이리저리 거닐어보고, 전시 공간으로 변신한 폐교에서 옛 추억에 빠지는 것은 어떨까. 그럴 만한 추억이 없어도 괜찮다. 추억은 지금부터 만들어도 좋으니까.
추억행 열차가 출발하는 곳
화본역
시골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화본역은 군위의 대표적인 간이역이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하며 수많은 여행자가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어도, 무슨 일이 있냐는 듯
여전히 기차가 오고 간다. 하루 상하행선 각각 3회씩 기차가 이곳에서 쉬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화물 열차를 포함해 40여 대의 열차가 이 역을 지난다.
1,000원의 입장료를 내면 열차를 이용하지 않고도 역사 내부와 플랫폼을 둘러볼 수 있다. 열차 시간표, 운임표 등 낡은 종이에 쓰인 안내문 등등 사방에 레트로 감성이 가득하다. 역무원 복장이 준비되어 있으니 기념사진 한 장을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 열차가 역사에 접근할 때는 선로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주의할 것.
화본역 주변으로도 소소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등장인물들이 앉아 있었다는 구멍가게 앞 의자가 그대로 남아 있으며, 옛 파출소를 리모델링해 전시 공간으로 꾸민 공간도 찾아볼 수 있다. 옛 감성이 물씬 풍기는 ‘옛날 도시락’을 내어주는 식당도 성업 중이다.
위치: 경북 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 711-9
입장료: 1인 1,000원
나 때는 말이야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
화본역 앞에 있는 산성중학교는 1954년부터 2009년까지 이 지역을 대표하는 학교였다. 폐교된 이후 방치될 뻔한 이곳에 마을 주민들이 추억의 물건을 모아 전시하기로 한 것이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의 시작이다
학교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에는 7080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것들이 가득하다. 옛 골목길을 재현해 놓은 곳과 교실을 그대로 보존한 공간, 옛날 물건들까지 한데 모아 전시하고 있다. 옛 추억 이야기에 빠지거나, 영화 속 주인공처럼 포즈를 취한 채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혜원의 집은 영화 촬영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영화의 감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셈이다. 앞마당은 물론,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가능하다. 주방
선반에 놓인 여러 식재료도, 지금 막 텃밭에서 따온 듯한 채소류도 눈에 띈다. 거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치 혜원의 집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 든다.
해발고도 약 700m, 경북권에서는 흔치 않은 고랭지 마을이 하나 있다. 화산마을이다. 50여 년 전, 정부 정책에 따라 정상부 구릉지에 자리를 잡은 이들이 일구어낸 마을이다.
최근 이곳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화산산성 전망대가 그 시작이다. 화산산성 전망대는 군위댐이 만들어 낸 군위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화산산성 전망대는 ‘빨간 풍차’가 있는 언덕으로도 유명하다. 관광안내소를 풍차 모양으로 건설해 둔 것이다. 아직 많은 것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발아래에 펼쳐진 풍경만으로도 이곳을 찾을 이유는 충분하다. 날씨가 맑은 날을 골라 화산산성 전망대에 방문해 보자. 해 뜰 무렵 안개 가득한 호수의 풍경을 만나거나, 은하수가 흐르는 별천지 하늘을 감상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위치: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북리 산230
비고: 올라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자동차로 구불거리는 임도를 따라 6km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 운전 숙련자가 아니라면 애를 먹을 수도 있다. 방문 시 참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