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이 숨겨둔, 사랑스러운 공간들

나만 알고 싶은 거창 여행지 모음.zip

경상남도 거창군은 주변 지역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다. 그러나 그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덕유산과 지리산, 가야산 사이에 자리를 잡아 수려한 자연 풍경을 자랑하며,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를 잇는 교통 요지인 덕분에 먹거리도 다양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신선놀음의 현장부터, 농촌 마을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까지 한데 묶은 거창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덕유산 깊은 산골

숲옛마을 갈계숲

덕유산 깊은 골짜기에 500년도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마을이 있다. 은진임씨가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도 그 역사가 이어지고 있는 숲옛마을이다. 덕유산으로부터 내려오는 물줄기와 오래된 숲이 어우러지며 고즈넉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곳의 매력이다. 특히 물줄기가 갈라지며 생긴 섬에는 갈계숲이라는 공간은 마을 주민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갈계숲을 산책해 보자.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옆에서 들려오는 물 흐르는 소리, 나뭇가지 위에서 노닐고 있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위로로 다가온다.

위치: 경남 거창군 북상면 묵계길 44-4

난 술잔을 만들고 싶어

그릇쟁이

‘그릇쟁이’는 도자기 공예가가 운영하는 공방이다. 한쪽에 가마까지 갖춘 곳으로, 누구나 도자기를 만들어볼 수 있는 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릇쟁이’에서는 몇 가지 도예 체험 프로그램, 원데이 클래스 등에 참여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개인 단위의 여행객이 가장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은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다. 도자기 만들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개성이 가득 묻어나는 도자기를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 ‘그릇쟁이’의 특징이다.

우리는 그저 어떤 용도, 어떤 형태로 도자기를 만들 것인지만 결정하면 된다. 공방 내에 전시된 여러 시제품 중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 하나를 골라 따라 해보는 것도 좋다. 체험 프로그램은 점토로 그릇의 모양을 잡아가는 과정을 배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말리고, 굽고, 유약을 바르기까지 몇 주에 걸쳐 이어지는 작업은 공방에서 대행한다. 완성된 도자기는 집으로 배송해 주니,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위치: 경남 거창군 위천면 서원길 13-22

전화번호: 010-4577-8154

운영시간: 10:00~17:00

체험 프로그램: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 상시 체험 어린이 20,000원, 어른 25,000원 (1시간 소요) / 도자기 원데이 클래스 매주 화・수 1인 35,000원 (60~90분 소요) / 물레체험 1인 45,000원 (30분~1시간 소요)

신선놀음은 대를 이어 쭉 계속된다

수승대

수승대는 거창을 대표하는 명승지다.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퇴계 이황이 이곳의 이름을 직접 지어주기까지 했단다. 수승대라는 이름에는 ‘속세의 근심을 잊을 만큼 풍경이 빼어난 곳’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입구부터 거북바위, 그 뒤로 이어지는 약 1km 길이의 산책로가 물줄기 양쪽으로 이어진다. 길은 성령산 정상으로 향하거나, 반대편 산책로로 건너갈 수 있기도 하다. 철재로 만든 다리를 건너도, 물줄기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징검다리를 건너는 모험에 나서도 좋다.

수승대의 하이라이트는 거북바위 그리고 요수정이다. 거북이의 모습을 닮았다는 이 바위에는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선비들의 ‘낙서’가 남아 있다. 거북바위와 주변으로 흐르는 물줄기, 하늘 높이 솟은 소나무까지. 자연이 만들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수승대는 명승지로 지정, 관리되고 있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물놀이도 가능하다. 상당히 깨끗한 물이 덕유산으로부터 흘러 내려오는데, 수심이 깊지 않은 곳이 많아서 아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물놀이가 가능한 곳 옆으로 캠핑장도 함께 운영한다.

위치: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565 (주차장)

달콤한 허브 향과 함께 누리는 휴식

민들레울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아로마테라피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수승대 상류 지점에 있는 민들레울은 허브농장과 카페를 겸하고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아로마테라피와 관련된 제품, 그리고 직접 재배한 허브로 만든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국적인 분위기로 꾸며진 민들레울의 입장 요금은 음료 한 잔이다. 허브마다 각기 다른 효능이 있다고 하니, 마음에 드는 허브차를 골라 주문해 보자. 이제 음료를 기다리며 민들레울 내부를 산책할 차례다. 농장 곳곳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허브 향이 가득 느껴지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이다.

민들레울의 매력은 허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승대로 향하는 월성계곡의 풍경과 10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누정 ‘모암정’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어우러진다. 유럽식 정원의 풍경도, 캠핑장의 감성도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마음에 드는 공간을 하나 정해서 한껏 신선놀음에 빠져보자.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거창의 자연을 한껏 누리고 싶다면 말이다.

위치: 경남 거창군 북상면 덕유월성로 2188

전화번호: 055-942-5006

운영시간: 10:00~20:00 (19:30 주문 마감) / 토요일은 10:00~21:00 (20:30 주문 마감)

없는 것 빼고는 전부 다 있어요

거창전통시장 오일장

거창은 전라남도와 경상남도가 만나는 길목이다. 자연스레 커다란 시장이 형성되었다. 인구가 6만 명에 불과하다는 점이 무색할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의 오일장이 열린다. 한우와 사과가 유명한 지역이지만, 상인들은 각종 제철 산나물과 버섯, 심지어 신선한 생선들까지도 즐비하다.

북적거리는 시장은 언제나 신나는 여행지다. 말만 잘하면 덤을 잔뜩 얹어주는 상인들의 인심부터 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옛날 음식들의 향연들까지 사방에 가득하다. 거창시장의 명물을 하나 꼽자면 피순대다. 그저 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며 천천히 거닐어보자.

위치: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중앙로 140

공영주차장: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중앙리 157-4

장날: 1,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