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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손길 따라, 강화의 역사 따라
장인의 손길 따라, 강화의 역사 따라
장인의 손길 따라, 강화의 역사 따라 강화군 화문석마을   모내기하는 풍경을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슬슬 벼가 영글어가기 시작했다. 가을이 오고 있다는 뜻이다. 여름의 막바지와 가을의 초입 사이의 애매한 계절에 떠나기 좋은 곳이 있다. 강화도의 화문석마을이다.     강화도에는 솔솔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거닐어보는 경험도, 아직은 초록빛을 띤 벼가 이리저리 흩날리는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최근 이국적인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라탄 공예품보다 더 아름다운 화문석 공예품을 찾아 감상하는 재미도 놓치지 말자. 그 너머에 있는 강화도의 다채로운 이야기 또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강화의 특산물, 럭셔리가 되다 강화 화문...
  • 지역 : 인천광역시 광화군
  • 장소 : 강화 화문석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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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화문석마을 인천광역시 광화군
2022-09-06

장인의 손길 따라, 강화의 역사 따라

강화군 화문석마을

 

모내기하는 풍경을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슬슬 벼가 영글어가기 시작했다. 가을이 오고 있다는 뜻이다. 여름의 막바지와 가을의 초입 사이의 애매한 계절에 떠나기 좋은 곳이 있다. 강화도의 화문석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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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는 솔솔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거닐어보는 경험도, 아직은 초록빛을 띤 벼가 이리저리 흩날리는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최근 이국적인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라탄 공예품보다 더 아름다운 화문석 공예품을 찾아 감상하는 재미도 놓치지 말자. 그 너머에 있는 강화도의 다채로운 이야기 또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강화의 특산물, 럭셔리가 되다

강화 화문석 박물관

 

화문석이라는 이름의 돗자리가 있다. 이름의 한자를 풀어보면 꽃의 문양이 그려진 돗자리라는 뜻이다. 이 화문석은 왕골 등 풀을 건조한 뒤 엮어서 만드는데, 강화도에서 만든 것이 특히 유명하다. 재료의 질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좋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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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문석은 이미 신라 시대 때 석전이라는 생산 관청이 있었을 정도로 역사가 깊기도 하다. 고려 때는 화문석을 중국에서 수입했을 정도로 국가적인 특산물이었단다. 어디 그뿐일까. 1980년대까지만 해도 강화도 인구의 절반이 가내수공업으로 화문석을 짰다고 하니, 그 명성은 비교적 최근까지 이어져 온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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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이기만 했던 화문석, 이제 트렌드를 입고 있다. 마치 라탄 공예처럼 다양한 물건과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강화도의 장인이 만들어낸 화문석 공예 작품은 럭셔리 브랜드가 매장 인테리어용으로 구매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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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화문석마을의 강화화문석박물관에 방문해 보자. 강화도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화문석을 만드는 방법부터 역사, 그리고 장인의 손길로 빚어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위치: 인천 강화군 송해면 장정양오길 413 화문석문화관

운영시간: 12~2월 09:00~17:00 / 3~11월 09:00~18:00

휴관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휴관

이용요금: 어른 1,000원 / 청소년, 군인 700원 / 어린이 500원




시간이 멈춘 그곳

교동 대룡시장

 

화문석마을에서 서쪽으로 쭉 이동하면, 교동도로 가는 다리가 있다. 민간인 통제구역 이북, 그러니까 ‘민통선’ 내에 있는 섬 교동도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배를 타야 들어갈 수 있는 섬이었다. 강화도와는 지리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거리가 있었던 곳이라는 뜻이다. 교동군이라는 행정구역으로 나뉘어 있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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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는 독특하다. 이북 지역인 연백군 연안읍과 지리적으로 더 가깝기 때문이다. 마을 토박이의 이야기에 따르면 썰물 때는 걸어서 두 지역을 오갈 수 있었을 정도였단다. 연안읍에는 정말이지 큰 장이 섰고, 그때마다 교동도의 주민들이 옆 동네 드나들듯 연안장을 다녀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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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남북분단 이후 교동도와 북녘의 교류는 끊기고 말았다. 대신 6.25전쟁 당시 피난길에 올라 교동도에 정착한 연백군 주민이 많았다. 전쟁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그들은 피난민 수용 대책으로 받은 목재로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 이제는 갈 수 없게 된 연안장 대신 교동도에 시장이 생기기도 했는데, 그 모습이 대룡시장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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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룡시장의 좁디좁은 골목길을 따라 거닐어보자. 1960~1970년대 풍경이 곳곳에 남아 있어 레트로 열풍과 함께 강화군의 핫플레이스 중 하나로 유명해졌다. 피난민들이 지은 건물 중 몇몇이 이곳에 남아 있다. 최근에는 외지인이 들어와 오래된 건물에 색다른 분위기의 식당과 카페를 차리기까지 했다. 상당히 독특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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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 사람들이 즐겨 먹었다는 강아지떡이 대룡시장 최고의 아이템이다. 황해도식 강정도 놓치지 말자. 시장 어귀에 있는 다방에서 토종닭이 낳은 달걀을 동동 띄워 만들어주는 쌍화차 한 모금 맛보는 것도 추천한다. 다방 옆 닭장에서 원망 어린 눈길로 쳐다보는 닭들의 눈길을 피할 자신이 있다면 말이다.

 

위치: 인천 강화군 교동면 교동남로 35

주차장: 인천 강화군 교동면 교동남로 20-1 (교동제비집)

 



고인돌부터 개화기까지

강화역사박물관

 

강화도는 한민족의 정체성이 숨 쉬고 있는 섬이다.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만들었다는 참성단이 마니산에 있어서 그렇다. 어디 그뿐일까. 어마어마한 크기의 고인돌이 강화도 전역에 자리한다. 선사 시대에도 사람들이 모여 살았으며, 나름대로 집단을 형성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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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강화도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강화역사박물관이다. 강화도의 상징과도 같은 고인돌인 강화부근리지석묘 앞에 자리를 잡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지정된 고인돌을 감상한 뒤 강화역사박물관을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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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역사박물관은 마치 한민족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소개한다. 강화도 내에서 발견된 선사 시대 유적과 유물부터 고려시대 대몽항쟁기 시절 임시 수도였던 이야기, 그리고 조선 말 서구 열강의 침입의 중심지였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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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역사박물관 건물 옆에 조성한 자연사박물관도 그냥 지나치지 말자. 강화는 물론, 우리나라의 자연 생태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보여주고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과 함께 견학 목적으로 방문하기에도 좋다.

 

위치: 인천 강화군 하점면 강화대로 994-19 강화역사박물관

운영시간: 09: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이용요금: 어른 3,000원 / 어린이, 청소년, 군인 2,000원 / 유아(6세 이하), 노인(65세 이상) 무료

 



레트로 감성 끝판왕

조양방직

 

몇 년 전 불현듯 등장해 강화도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조양방직이 강화 원도심에 있다. 원래 조양방직은 1937년에 설립한 방직공장이었다. 일제강점기 후기에 꽤 잘 나갔던 이 방직공장은 20여 년 후인 1958년에 폐업했다고 전해진다. 재미있는 것은 폐업 이후 2010년대 중반까지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점이다. 흉물스럽게 느껴졌을 폐공장이 그렇게 오래 남아 있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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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조양방직은 카페 겸 미술관이다. 입장료는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방직공장 시절에 사용했던 각종 기계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앤티크 물건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부지가 꽤 넓다. 여유롭게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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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여러 개로 나뉘어 있다. 테마는 애매하고 경계는 모호하다. 그 불규칙 사이에 묘한 규칙성이 존재한다. 이곳에 있을 만한 물건도 아닌데 잘도 어우러진다. 무작위하게 놓은 듯한 테이블도 나름대로 이 공간에서의 존재 이유를 찾아낸다. 전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딱 들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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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직공장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는 기계들, 마을 주민들의 추억이 담긴 골동품들, 중세 유럽 혹은 저 멀리 아프리카 남동부 휴양지에나 남아 있을 법한 콜로니얼 스타일의 물건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등장한다. 이곳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다. 그러니 되도록 천천히 감상할 것.

 

위치: 인천 강화군 강화읍 향나무길5번길 12 조양방직

운영시간: 11:00~20:00 (토, 일, 공휴일은 21:00까지)

주요메뉴: 아메리카노 7,000원, 카페라떼 7,000원

주차: 자체 주차장 운영 중

 



한옥과 그리스 신전을 합친다면 이런 느낌일까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한반도 역사와 궤를 함께하는 강화도답게 원도심에는 개화기의 역사 유적도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은 꼭 한 번쯤 들러보아야 할 명소다. 조선의 유교 학파 중 하나였던 양명학 강화학파와 성공회 교회가 만나 어우러진 사례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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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건물부터 독특하다. 1900년에 건설한 이 성당은 동서양의 건축양식이 결합한 형태를 보인다. 겉으로는 한옥을 기반으로 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고대 그리스 신전과 비슷한 형태인 바실리카 양식으로 꾸며져 있다. 수령 100년 이상의 백두산 소나무를 공수했고, 경복궁 중건에도 참여했던 도편수가 건설해 견고함을 더하기까지 했다. 기와지붕 위에 십자가가 달린 것이나, 한자 현판이 달려 있는 것들도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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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독특한 분위기의 성당이므로 기념사진을 꼭 남겨보자. 성당은 순례자와 관람객을 위해 개방되어 있다.

 

위치: 인천 강화군 강화읍 관청길27번길 10

운영시간: 10: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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