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고추장이 맛있는 이유

순창고추장익는마을

전라북도 순창, 양지바른 곳에 도열한 항아리 안에서 우리 고유의 장류가 익어간다. 대표적인 것은 아무래도 고추장이다. 지리적 표시제에 등록되었을 정도로 우리나라 고추장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순창에서는 우리의 전통 그대로의 방식으로 고추장을 만든다. 

순창에서는 발효 장류, 그중에서도 고추장과 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그만큼 진심이라는 뜻이다. 어디 고추장과 된장뿐일까. 이를 활용해 만든 아이스크림이나 스낵, 심지어 커피까지도 경험할 수 있다.

식도락 여행만 하고 돌아오기에는 순창의 매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산인 강천산부터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한층 깊게 느낄 수 있는 채계산, 그리고 용궐산까지 어느 곳 하나 놓치지 말기를. 고추장이 맛있는 이유가 바로 그곳에 있으니까.

 나만의 고추장을 만들어볼까

순창고추장익는마을

순창고추장익는마을은 우리 전통 장류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순창고추장 만들기. 전통적인 고추장 만드는 방식을 누구나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조청에 소금을 잘 섞은 뒤, 고춧가루와 메줏가루 등을 넣고 버무리기만 하면 된다.

쉽게 만드는 고추장이라고 해서 아무 재료나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고춧가루는 섬진강 상류에서 재배한 국내산 고추를 다시 곱게 갈아 고추장용으로 만들었다. 오늘날의 순창고추장을 있게 한 일등 공신이 바로 이 지역의 기후일 정도로 순창산 고추는 중요한 재료다.

어디 그뿐일까. 메줏가루는 순창고추장의 핵심 비법 중 하나다. 오직 고추장을 만들기 위해 정성스레 띄운 메주를 갈아 만든 것이다. 소금도 예사롭지 않다. 1년간 간수를 뺀 5월 소금을 고집한단다. 간수를 제거하면 장이 잘 상하지 않으며, 건강한 짠맛을 이끌어내기에 좋다고. 고추장에 단맛을 더해줄 조청은 식혜를 대체하는 재료다. 국내산 쌀과 보리로 만든 조청은 고추장에 단맛과 감칠맛을 더한다.

순창고추장익는마을에서는 개인 단위의 체험 프로그램 참가 희망자들을 위해 체험 키트를 만들어 판매한다. 여행 중 숙소 또는 집에서도 누구나 쉽게 고추장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최근에는 ‘청순 바이츠’라는 이름의 청국장 스낵을 출시하기도 했다. 온라인, 홈쇼핑 등 여러 채널에서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번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 위치: 전북 순창군 구림면 산내길 38

- 전화번호: 063-653-7117 (체험일 1개월 전까지 예약, 당일 취소 불가)

체험정보

# 현장체험학습 패키지1

- 순창전통고추장 체험 + 떡볶이 체험 + 발효항아리 체험

- 1인 14,000원 (30인 이상 / 4시간 / 점심시간 포함 / 체험 후 순창고추장 100g 증정)

# 현장체험학습 패키지2

- 순창전통고추장 체험 + 떡볶이 체험 + 발효항아리 체험 + 블루베리파이 체험

- 1인 21,000원 (30인 이상 / 5시간 / 점심시간 포함 / 체험 후 순창고추장 100g 증정)

# 성인 고추장체험 패키지1

- 순창전통고추장 체험 1인 14,000원 (30인 이상 / 1시간 소요 / 체험 후 순창고추장 500g 증정)

# 성인 고추장체험 패키지2

- 순창전통고추장 체험 + 떡볶이 만들기 체험 1인 17,000원 (30인 이상 / 1시간 30분 소요 / 체험 후 순창고추장 500g 증정)

- 마을 웹사이트에서 비대면 체험 키트 구매 가능 (12,000원 / www.goikma.com)

- 웹사이트: www.gochujangvillage.com

발효식품의 모든 것

순창발효테마파크

발효식품에 관해서 만큼 순창보다 진심인 곳이 없다. 대규모로 조성하고 있는 순창발효테마파크만 봐도 그렇다. 순창발효테마파크는 발효식품과 관련된 문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발효라는 큰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테마로 여러 공간을 꾸리고 있다.

꼭 둘러봐야 할 곳은 순창장류박물관과 푸드사이언스관, 발효소스토굴 등이다. 순창장류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전통 장류인 된장, 고추장, 간장 등에 관한 역사와 문화 등을 소개하는 곳이다.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순창발효테마파크를 둘러보기 전, 가장 먼저 살펴보기를 권한다.

발효소스토굴은 우리의 전통 장류와 함께 세계 각지의 대표적인 발효 소스를 소개하는 공간이다. 발효소스를 주제로 역동적인 스타일의 미디어아트 프로그램을 상영하고 있기도 하다. ‘발효소스토굴’이라는 이름답게 고추장이나 된장, 간장 등을 실시간으로 발효하는 모습을 만나보는 것도 가능하다.

가족 단위, 특히 아이들과 함께라면 푸드사이언스관과 미생물뮤지엄은 필수 코스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음식을 주제로 한 게임이나 퀴즈, 초콜릿 3D 프린터 등등 쉴 새 없이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참여를 기다린다. 발효소스토굴과 푸드사이언스관은 통합관람권을 운영한다는 점을 참고하자.

# 순창장류박물관

- 위치: 전북 순창군 순창읍 장류로 43

- 운영시간: 3~10월 09:00~18:00 / 11~2월 09:00~17:00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2시간 연장)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 이용요금: 무료

#발효소스토굴

- 위치: 전북 순창군 순창읍 백산리 805-9

- 운영시간: 10:00~18: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전일 및 당일, 추석 전일 및 당일

- 이용요금: 성인 3,000원 / 어린이, 청소년 2,500원 / 유아 2,000원

- 통합관람권(발효소스토굴+푸드사이언스관): 성인 4,000원 / 어린이, 청소년 3,000원 / 유아 2,500원

# 푸드사이언스관

- 위치: 전북 순창군 순창읍 장류로 55

- 운영시간: 10:00~18: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전일 및 당일, 추석 전일 및 당일

- 이용요금: 성인 3,000원 / 어린이, 청소년 2,500원 / 유아 2,000원

- 통합관람권(발효소스토굴+푸드사이언스관): 성인 4,000원 / 어린이, 청소년 3,000원 / 유아 2,500원

곧 가을이 찾아옵니다

강천산군립공원

순창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순창 주변에 솟은 산을 중심으로 예부터 유명했던 절경이 즐비하다. 강천산과 채계산, 용궐산 등이 대표적이다. 어느 곳 하나 넘길 수 없을 정도로 색다른 매력이 가득하다. 도장 깨기를 하듯 하나씩 가 보는 것은 어떨까. 하루면 충분하다.

우선 강천산이다. 강천산은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빼어난 절경을 품은 곳이다. 특히 가을마다 단풍 구경을 오는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아쉽지만 단풍은 아직이다. 대신 강천사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사계절 내내 마음의 평온을 선사한다. 신발을 벗고 걸을 수 있도록 발 씻는 곳이 준비되어 있을 정도.

1980년대에 지어져 강천산의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은 현수교가 계곡 가장 깊숙한 지점에 있다. 이 현수교를 지나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등산 코스가 있지만, 굳이 그곳까지 갈 필요는 없다. 강천산의 온화한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

- 위치: 전북 순창군 팔덕면 청계리 산263-1

- 운영시간: 4~10월 07:00~18:00 / 11~3월 07:00~17:00

- 이용요금: 대인 3,000원 / 학생 2,000원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만나는 섬진강 풍경

채계산출렁다리

순창 사람들이 지역의 3대 명산을 꼽을 때 강천산과 함께 이름을 올리는 것이 이곳, 채계산이다. 채계산은 342m 높이에 불과한 산인데, 그 모습이 마치 책을 쌓아 놓은 것처럼 생겼다.

높이가 낮은 만큼 오르기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입구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줄곧 계단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빠른 속도가 아니어도 좋다. 천천히 층계 하나하나를 밟아가며 오르다 보면 어느새 탁 트인 경치를 마주할 수 있을 터.

채계산 중턱에는 반대편으로 이동할 수 있는 출렁다리가 있다. 건설 당시에는 국내에서 가장 긴 무주탑 산악 현수교였다고 한다. 출렁다리 중간 지점에서는 섬진강의 남다른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람들이 채계산을 찾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채계산 너머로 섬진강과 적성뜰이 펼쳐진다. 적성뜰을 가로지르는 도로의 모습마저 감탄하게 만든다. 마치 미술관에 걸려 있는 파노라마 작품을 보는 것만 같다. 다른 누군가가 출렁다리를 건너며 흔들리는 순간조차도 눈은 적성뜰에, 입은 그저 탄성의 연속이다.

- 위치: 전라북도 순창군 적성면 괴정리 산31-6

- 전화번호: 063-650-1642 (관리사무소)

- 개방시간: 09:00~18:00 (입장 마감시간 17:30)

산신령이 살고 있을지도 몰라

용궐산하늘길

최근 순창을 찾는 여행자 사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핫플레이스가 있다면 용궐산이다. 순창에서 임실로 넘어가는 길목에 자리한 용궐산은 거대한 암벽이 산의 중턱을 뒤덮은 모습이 매력적인 곳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 웅장한지, 쉽사리 도전을 외치기에 망설여지기도 한다.

2020년 12월 개통한 용궐산 하늘길까지만 올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 용궐산자연휴양림 인근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를 따라 약 15분 정도만 오르면 기암에 설치된 잔도를 만날 수 있다. 이곳부터는 그저 용궐산이 선물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용궐산의 8부 능선에 조성한 이 잔도는 순창 그리고 섬진강 상류가 몰래 품은 그림을 선보인다. 예부터 장군목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했던 물줄기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 그곳이다. 섬진강 너머로 끝없이 펼쳐지는 산봉우리의 모습은 마치 유려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한국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요즘같이 일교차가 심한 날이라면 동틀 무렵에 용궐산 하늘길을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늦은 오후에 황금빛으로 물드는 바위의 모습도 장관이다.

- 위치: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