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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새와 구름이 만들어낸 은빛장막을 만나다
    억새와 구름이 만들어낸 은빛장막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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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동네 뒷산처럼 보이는 산도 대략 해발 1,000미터부터 시작한다. 이런 산속에 어떻게 길을 내고 집터를 닦고 살았을까. 마치 자연이 인간을 거부하듯 산으로 가로막고 계곡과 절벽으로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그래도 사람은 산다. 가로막히면 돌아서 가고 바위가 있으면 캐내어 밭을 일구었다. 드높은 산세는 멸망한 고려왕조의 선비들을 숨겨주는 보호막이 되기도 했다. 산속에 은거하며 충절을 지키던 이들의 슬픈 울음소리는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졌다. 억새꽃이 만발하여 가장 보기 좋은 시기는 10월 중순부터다. 민둥산.  산 이름 치고는 너무 평범하지 않나? 한 두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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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동네 뒷산처럼 보이는 산도 대략 해발 1,000미터부터 시작한다.

    이런 산속에 어떻게 길을 내고 집터를 닦고 살았을까.

    마치 자연이 인간을 거부하듯 산으로 가로막고 계곡과 절벽으로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그래도 사람은 산다.

    가로막히면 돌아서 가고 바위가 있으면 캐내어 밭을 일구었다.

    드높은 산세는 멸망한 고려왕조의 선비들을 숨겨주는 보호막이 되기도 했다.

    산속에 은거하며 충절을 지키던 이들의 슬픈 울음소리는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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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새꽃이 만발하여 가장 보기 좋은 시기는 10월 중순부터다.


    민둥산. 

    산 이름 치고는 너무 평범하지 않나?

    한 두 곳이 아닐 텐데?

    매년 4월 1일 식목일마다 묘목을 들고 동네 뒷산에 올라가야 했던 기억을 가진 세대에겐 모든 동네 뒷산이 민둥산이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맨 위에 정선의 민둥산을 바로 지목해준다.

    응? 사진을 보니 그냥 동네 뒷산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올라갔다 오면 되겠지.

    언제나 그렇듯 오만은 비극의 씨앗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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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민둥산 사진들은 이 능선을 보여주기 때문에 완만한 동네 뒷산으로 오해하기 딱 좋다.


    정선에 들어서니 비로소 강원도에 왔다는 실감이 난다.

    커브를 돌면 산세가 바뀌고 고개를 넘으면 하늘이 바뀐다.

    맑았던 하늘도 다시 눈을 돌려보면 어느새 비구름이 몰려있고

    다시 고개를 돌려보면 산자락에 발목을 잡힌 듯 걸려있는 비구름사이로 햇살이 내려앉는다.

    날씨가 불안해서 마음이 더 초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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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둥산 등산로 입구, 능전마을 부근의 2코스 진입로에 무료 주차장이 있다.


    “에이, 젊은 사람은 한 시간 반이면 충분해요.”


    입산 통제소에 계신 어르신에게 ‘정상까지 얼마나 걸릴까요?’라고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하신다.

    완만한 편이라는 2코스로 등산로를 결정했다.

    시간마다 바뀌는 날씨 때문에라도 발걸음을 서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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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구덕으로 가는 지름길.


    진입로 초입의 갈림길에서부터 조금 고민했다.

    지름길인 산길을 가로지르느냐, 차량 통행이 가능한 도로로 올라가느냐.

    하지만 앞서 어르신의 말이 생각나 지름길을 택했다.

    한 시간 반.

    그래, 가보자.

    하지만 15분 뒤에야 깨달았다.

    아차, 젊은 사람 기준이었지.


    숲길을 지나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발구덕 마을이 보인다.

    해발 800미터의 산자락에는 비탈진 밭들이 들어서있다.

    뒤따르던 등산객의 입에서 감탄이 튀어나온다.

    이런 곳에도 마을이 있단 말인가.

    억새풀만큼 질긴 삶에 대한 감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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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등산로는 이제부터 시작


    본격적으로 굽이치는 1킬로미터의 경사로 구간에서 ‘정말 이게 1킬로미터 거리가 맞나?’ 의심해 본다.

    산에서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조금만 더 가면 돼요.’라는데 아무래도 표지판이 그런 종류의 기만을 한 게 아닐까 싶다.

    ‘나만 힘든가?’하고 돌아보니 다섯 살배기쯤 보이는 꼬맹이도,

    칠순은 다 되어 보이는 할머니도 잘만 올라가고 계신다.

    어쩐지 어릴 때 헤어진 쌍둥이 형처럼 보이는,

    나와 나이와 체형이 비슷해 보이는 남자만 숨을 헐떡이고 있다.

    역시... 그렇군.


    잠깐씩 쉬어가며 주변을 돌아보면 아름다운 풍광이 지친 몸을 위로해 준다.

    비와 운무雲霧가 몸을 차갑게 적시지만 정상에서 볼 풍경을 기대하며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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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쉴 때면 주변 풍경이 힘이 되어준다.


    마침내 억새풀 보인다.

    ‘비가 와서 다 젖어 볼품없네.’ 앞서가던 아주머니 한 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억새는 볼품이 있건 없건 자리를 지키며 그 질긴 생명력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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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 날은 맑은 대로, 비가 오면 비오는 대로, 민둥산은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능선을 따라 바삐 발길을 옮기면 어느새 구름 속에 들어와 있다.

    구름 속에서, 내리는 비를 맞는다기보다는 정지화면처럼 멈춘 빗줄기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다.

    정상에서 뭐가 보이기나 할까?

    미리 실망할 각오를 해두고 올라서니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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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에서 바라본 1코스 (증산초교 방면)


    역시나 정상에는 막걸리와 컵라면, 음료수를 파는 노점이 자리를 잡고 있다.

    등산은 체내에 저장된 탄수화물을 빠르게 소비하는 운동이다.

    산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갈 때 더 주의를 해야 하니 체력 보충은 필수다.

    머릿속으로 그런 합리화의 과정을 거친 다음 컵라면 하나를 사들고 정상에 주저앉아 능선을 내려다보았다.


    언젠가 산을 좋아하는 선배에게 어차피 올라가면 다시 내려올 거 힘들게 왜 산을 오르냐고 질문한 적이 있었다.

    ‘그곳에 올라야만 볼 수 있는 광경이 있지. 그런 기쁨 때문에 가는 거야.’


    생각해보면 인터넷으로 조금만 찾아봐도 세계 곳곳의 절경은 모니터로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일반인은 꿈도 못 꾸던 항공촬영도 이제는 수십만 원짜리 드론으로 가능해졌다.

    타인이 찍은 사진, 타인의 경험담만으로 우리는 어느새 그곳에 갔다 와본 것처럼 여길 수 있는 세상에 온 것이다.


    사진으로 본 것처럼 화창한 날이 아닐 수도 있다.

    비가 올 수도 있고, 안개가 낀 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가서 봐야만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민둥산의 정상에는 작은 우체통이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옆에는 엽서가 준비되어 있다.

    보내는 주소는 아래와 같이 인쇄되어 있다.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무릉리 산135 민둥산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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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구름 위의 민둥산에서만 보낼 수 있는 엽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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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 중에 경치에 눈길을 빼앗기면 큰일 난다. 꼭 갓길에 멈춰서 감상하자.


    이제 개미들 마을로 발길을 돌린다.

    15.7킬로미터 남짓한 짧은 코스지만 이동하면서 시선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절경에 취해 자칫하면 운전대를 잡은 손을 놓칠 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정선에서 촬영된 영화들의 제목이 술술 나온다.

    봄날은 간다, 동승, 선생 김봉두... 모두 정선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았던 영화들이다.

    리드미컬하게 떨어지고 치솟은 절벽과 깊지 않은 냇가,

    우아한 산자락의 곡선과 저마다 다양한 색으로 생명력을 뽐내는 숲을 보면 과연 영화가 사랑할 만한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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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할 때는 해가 보이다가 마을에 가까워지면서 드라마틱하게 돌변하는 모습을 보여준 날씨였다.


    매일 이런 풍경을 보고 산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이렇게 중얼거리자 동행했던 이가 예전에 인터뷰했던 어느 강원도 산골 할머니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신랑 얼굴도 모른 채 산골 마을에서 옆 마을로 시집을 간 당신이 가마에서 내려 본 풍경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고개를 들어 보니 하늘이 손바닥만큼 보이더라나.

    그런 손바닥만 한 하늘 아래서 평생을 살았고 마을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자랑은 아들 둘을 서울로 대학을 보낸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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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면의 낙동리 개미들마을,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자락의 품에 안긴 듯이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정선에 그런 오지의 이미지를 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잘 정돈된 마을과 체험 학습장들 숙박 시설까지, 여행자들을 따듯하게 환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

    개미들마을은 입구에 들어서면 학바위가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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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회관 앞, 표지판에 안내된 학바위의 전설을 읽어본다.

    요약하면 이렇다.

    도승의 경고를 무시하고 집터를 넓히기 위해 집터 옆의 바위를 옮겼는데 학바위 밑에서 백학 한 쌍이 날아올랐다고 한다.

    끝.

    잠깐, 이게 다란 말인가?

    이무기가 올라와 경고를 무시한 벌을 내린 것도 아니고 학이 구슬피 울며 마을 위를 날아다닌 것도 아니고...

    그냥 날아올라 바위 위에 앉았다고?

    무림 고수들이 은거할 것 같은 절경 속에 자리 잡은 마을의 전설 치고는 너무 싱겁고 소박하다.

    그 이름처럼 서로 돕고 근면하게 가꾸는 마을. 조금 더 들어가 봐야 그 미덕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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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바위가 감싸 안은 자리에 마을 정보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초입에 세워진 마을 농경 박물관을 잠시 들러보자.

    자연사 박물관이나 역사사 박물관에는 비교하지 못할 소박한 유물들이 전시된 곳이다.

    굳이 구분하자면 ‘개인사 박물관’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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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주민들이 제공한 농기구, 생활용품을 전시한 마을 농경 박물관


    전시관의 규모나 전시품의 면면은 작고 사소하지만 저마다 마을의 역사를 담고 있는 것들이다.

    가마솥, 광주리, 제기와 밥그릇들. 문화재로서의 가치나 희소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일상성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사소한 것들은 늘 생생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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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의 역사와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농기구와 생활 도구들


    마을을 관통하는 지장천을 건너가 보면 전통한옥 펜션을 비롯하여 다양한 규모의 숙박 시설을 만날 수 있다.

    주변 경치가 워낙 좋으니 텐트 하나만 세워놓아도 호텔이 부럽지 않을 것 같은데 잘 정돈된 숙박 시설까지 마주하니 뭔가 호사스럽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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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점과 숙박 시설들이 모여 있는 펜션 단지


    그뿐만 아니다.

    마치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라는 것처럼 전통 한옥도 준비되어 있다.

    역시 이런 풍경에는 한옥의 처마 곡선이 잘 어울린다.

    게다가 이름마저도 선비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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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 민박은 성삼문, 정철, 윤선도, 정몽주 등의 이름을 딴 객실이 총 6개실이 있다.


    각 객실마다 주방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고 샤워/세면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고 하니 한옥 하면 떠오르는 불편함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개미들 마을에서 만난 사무처장님의 설명에 따르면,

    다양한 체험 활동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마을 입구에 있는 난타 체험장을 비롯하여 풍경차를 타고 마을을 도는 체험도 가능하다.

    겨울이 빨리 찾아오는 정선의 특성을 고려하면 봄여름의 체험 활동을 미리 계획해두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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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타 체험 현장 (사진: 개미들마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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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손 송어 잡이 체험 (좌), 자전거 하이킹 (우) (사진 : 개미들마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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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 메치기 체험 (좌), 농사 체험 (우) (사진 : 개미들마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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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떼목장 울타리 주변으로 만수국(프렌치 메리골드)이 피어있다.


    개미들 마을을 둘러본 다음에는 정선양떼목장으로 출발했다.

    지장천을 감아 도는 도로를 벗어나 또 다른 도로를 만난다.

    그냥 다 엇비슷할 것 같은 길인데도 사뭇 다르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다 비슷해보여도 가까이서 보면 세상에 똑같이 생긴 것이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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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양과 사슴들. 물론 조형물이다.


    산길을 돌고 돌아 양떼들을 만나서 목장에 다가선다.

    해발 860미터에 위치한 22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초지 위에 양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어먹고 있다.

    80마리의 한우와 140마리의 양들이 자유롭고 건강하게 자라는 이곳.

    올라오는 길이 왜 그리 불편했는지 알겠다. 

    ‘자연 그대로’라는 말은 사람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아야 한다는 불편을 담보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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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초지 입장이 자유롭기 때문에 좀 더 양떼를 가깝게 볼 수 있다.


    입구에서 입장권을 구매하여 안으로 들어서면 간단한 주의 사항을 일러준다.

    자유롭게 방목장을 둘러볼 수 있지만 출입문은 꼭 닫아 달라.

    그 외에는 목장에서 당연히 지켜야 할 사항들이다.

    반려동물 입장 금지, 음식물 반입 금지, 운동화 착용 등등.

    항상 축사 안에 갇혀있거나 울타리 너머로만 보던 양 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양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아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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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입문을 통과하면 왼쪽은 초지로 출입하는 길, 오른쪽은 동물체험장으로 이동하는 길이 있다.


    초지에 들어서자 멀리 양 떼들이 보인다.

    혹시 놀라서 도망가지는 않을까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기지만 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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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지에는 수십 마리의 양들이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풀을 뜯고 있는 녀석, 그냥 누워서 자는 녀석, 그냥 누워서 자는 줄 알았더니 자는 채로 풀을 뜯고 있는 녀석...

    아, 얄미울 정도로 편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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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지를 등지고 돌아서면 동물체험장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편안하게 쉬고 있는 양 떼를 뒤로하고 목장의 다른 곳들을 둘러보기로 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다니는 길이라 발밑을 조심하며 걸어 내려가다 보면 좌측으로 산림욕장과 그 앞의 벤치들이 눈에 띈다.

    울타리를 따라 정해진 길이 아니라도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이 갖는 특별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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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양떼목장의 또 다른 미덕은 목초지와 산림욕장 주변을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물체험장으로 내려오자 다양한 동물 친구들이 반겨준다.

    우선 오른편에 있는 양 먹이 주기 체험장부터 둘러보자.

    실내에 있는 양들에게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유료인줄 알고 지갑을 꺼내려 했더니 관리인께서 손을 저어 가로막는다.

    처음에는 무료라고 한다.

    건초를 한 바구니씩 받아들고 안에 들어서자 느긋하게 누워있던 녀석들이 이내 고개를 들고 다가온다.

    몸집이 작아 뒤로 밀려나는 녀석들을 먼저 챙기며 골고루 건초를 주고 난 다음 오물오물 씹어 먹는 얼굴을 들여다보며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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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초 주기 체험, 첫 번째 바구니는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밖으로 나오면 또 다른 동물 친구들이 반긴다.

    개, 고양이처럼 가깝게 보아오던 녀석들부터 망아지, 공작, 앵무새, 토종닭 등 종류도 다양하다.

    저마다 몸집도 다르고 생김도 다른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가장 인기 만점인 동물은 역시나 망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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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체험장은 다양한 동물들을 어린이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목장을 떠나기 전 목장 주인 사장님에게 방문 시기로 어느 때가 최적인지 여쭤보았다.

    11월 하순만 되면 눈이 내리는 곳이니 그전에 서둘러 오라고 하신다.

    가을뿐이겠는가.

    봄에는 초지의 푸르름이 더해지겠지.

    다시 뵙겠다는 인사를 드리고 목장을 나섰다.



    정선을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되풀이한 말은 “아! 이런 곳에 어떻게...”로 시작하는 말들이었다.

    이런 곳에 어떻게 길을 냈지? 어떻게 밭을 만들었지? 어떻게 마을을 만들었지?

    자연의 아름다움은 인간을 거부한다.

    인공이라는 단어가 자연의 반대말인 것처럼 아름다운 곳일수록 인간의 손길을 거부하던 곳이다.

    그럼에도 천 년 전, 아니 그보다 오래부터 이  곳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살아온 이들은 깨달았을 것이다.

    산을 가르고, 물길을 막아 비트는 것이 아니라 굽이쳐 돌아가는 길을 내고, 험난하더라도 넘어서 가는 방식으로 살아왔다.

    다른 말로 공존이라 부르는 방식 말이다.





    - 이재만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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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에 필요한 정보 >


    [민둥산] 

    주         소 :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무릉 3리

    전         화 : 1544-9053

    민둥산억새꽃축제 : 2017년 9월 22일 ~10월 29일 까지 

    홈 페 이 지 : http://ariaritour.com


    [개미들마을]

    주         소 : 강원도 정선군 남명 광락로 354(남면)

    전         화 : 070-8876-9991

    홈 페 이 지 : http://ant.invil.org/

    체험 프로그램 : 난타 체험-4,400원(성인,어린이 동일/단체 기준:30명)

                         농산물 수확 체험-4,400원(성인,어린이 동일)

                         맨손 송어 잡기 체험-16,500원(성인,어린이 동일/단체 기준:30명) 

                         *사전 예약 필수. 체험 예약 및 문의  070-8876-9991

    숙         박 : 캠프형 민박(수용 인원 : 6~10명) 

                      전통 한옥(수용 인원 : 객실당 4명) 

                      숙박 문의 070-8888-9285


    [정선양떼목장]

    주         소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오반동길 470 황우목장 (정선양떼목장)

    전         화 : 033-562-8834 

    체험 프로그램 : 양 먹이 주기 체험 (무료, 건초 추가 시 1,000원)

    이 용 요 금 : 성인 5,000원 / 어린이 3,000원

    관 람 시 간 : 09:00~16:30 (하절기 기준, 매표 마감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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