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친구가 되는 울산광역시 소호마을작성일 | 2019-06-26

청정의 숲에서 야생차 마시며 밧줄놀이를 즐긴다
자연과 친구가 되는 울산광역시 소호마을
소호마을의 느티나무, 마을 사람들에게는 당산할배나무라고도 불린다.
소호(蘇湖), 한자어를 그대로 해석하자면 소생하는 호수, 되살아나는 호수 정도일 것이다. 그러한 지명 덕분일까? 마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6월 때 이른 더위가 공기를 덥히는 한 낮이었지만 소호마을은 왠지 모를 생기가 넘쳤다. 울산 울주군 13개 법정리(里) 중 가장 오지마을로 알려진 곳, 예로부터 숲이 아름답고 물이 풍부했다는 이 마을은 지금 호수에 물이 모이듯 사람이 모여들고 있다.

500m 고지대에 위치한 소호마을은 여러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있다. 해발 1,000m가 넘는 산도 있지만 마을이 워낙 고지대라 정작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사진제공 : 소호마을]
소호마을은 남으로는 고헌산, 동으로는 백운산 서로는 저 멀리 문복산 줄기가 병풍처럼 둘려진 분지마을이다. 각 산줄기가 걸쳐진 경계 산간지역으로 해발 500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작게는 와리, 당리, 대리, 대곡, 태종의 5개 자연부락으로 구성돼 있는데, 대리마을은 1800년대 큰 불이 나 지금은 흔적만이 남아 있고 그 이주민들로 형성된 마을이 소호라고 한다.

소호마을은 분지로 감자 등의 밭 작물과 논농사가 이뤄지고 있다. 체험을 위해 재배하고 있는 감자 밭의 풍경.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산IC에서 나와 20여분을 달리면 높다란 산맥이 둘러쳐진 소호마을에 닿을 수 있다. 마을 입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소호 분교 내에 500년 된 느티나무다. 학교 운동장 중앙에 거대하게 버티고 있는 이 나무는 마을 사람들에게 ‘당산할배나무’로 불린다. 마을의 어르신인 셈이다. 학교 앞으로는 고헌산에서 흘러나오는 개천이 흐르는데, 이 물줄기가 대구상수원 중 하나라고 한다. 이렇듯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가 가득한 이 마을은 치유를 위해, 독특한 농촌의 삶을 체험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있다.
(좌)소호마을 체험관 풍경, 다양한 체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우)마을을 소개하고 있는 신수복 사무장.
사람이 모이는 농촌마을
소호마을은 여느 농촌마을과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작은 지역이지만 30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주민만 해도 500명 가까이 되며, 초등학교 아이들도 32명으로 적지 않다. 덕분에 소호초등학교는 본교가 폐교됐음에도 분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농촌을 떠나고 노인만 남아 고령화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인데, 이 마을이 이렇듯 사람으로 북적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소호마을은 절임배추작목반이 활성화 돼 매년 수천 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바로 소호농촌체험휴양마을을 중심으로 한 ‘소호마을공동체협의회’ 때문이다. 이 협의회가 구성된 사연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을에 모인 농촌 살리기 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뛰어 노는 마을 만들기’ 논의가 시작됐다. 이듬해 지역 아동센터를 설립해 마을에 정착한 사람들, 원주민의 자녀들부터 돌보기 시작했고, 2010년 산촌유학센터가 설립된 후 초등학생 자녀를 둔 젊은 귀촌 가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울산에서 가까운 지역은 30분, 멀다 해도 1시간 30분 정도 거리라는 이점이 작용했다. 자녀를 산촌유학 보낸 울산 부모가 왕래를 하다가 귀촌을 택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손 모심기 체험을 하고 있는 체험객들의 모습. 소호마을은 실질적인 농사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소호마을]
2012년에 본격적으로 소호농촌체험휴양마을이 설립되고 이후 이를 중심으로 소호산촌협동조합, 소호사과협동조합, 야생차협동조합, 절임배추작목반, 농사공동체, 산촌유학센터 등 다양한 사업이 활기를 띠었다. 이 각각의 조합과 휴양마을이 2015년 결성한 협의체가 바로 ‘소호마을공동체협의회’다. 소호농촌체험휴양마을은 각각 영리목적의 조합들이 운영하고 있는 체험 프로그램, 지역 내 펜션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체험 문의를 하는 단체를 연결 시켜주는 중심에 있다. 여느 소호마을이 농촌체험휴양마을과 다른 점은 그 뿐만이 아니다. 체험 프로그램은 단순한 일회성으로 끝나기 보다 귀농귀촌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감자 수확 체험을 하고 있는 체험객들의 모습. 소호마을의 체험은 단체 중심으로 이뤄지며, 학교와 성인단체의 체험이 많은 편이다. [사진제공 : 소호마을]
농작물의 생산, 판매, 체험이 모두 이뤄지는 6차산업화의 성공 모델
소호마을의 체험프로그램은 개별적으로 운영되기도 하고, 다른 협동조합, 작목반의 체험프로그램, 귀촌 프로그램과 연계해 운영되기도 한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20인 이하 개별 체험은 진행이 어렵다. 다만 각 조합의 체험 시기를 체크하고 조합해 프로그램을 짜고, 이를 밴드에 공지해 20인 이상의 체험단을 만들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 외에도 울산지역의 근로자 단체와 연중으로 계약을 해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한 번에 200명까지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마을 전체가 농촌 체험장이자 교육장인 셈이다.

숲 체험 프로그램 중 밧줄놀이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사진제공 : 소호마을]
이렇게 연계된 체험프로그램은 숲 체험, 환경교육체험, 귀농귀촌교육, 마을공동체체험, 산촌생활체험 등으로 구성된 마을체험, 야생차 체험, 야생꽃차 체험, 산촌음식체험 등으로 구성된 음식체험, 감자와 배추 공동 경작이 중심이 되는 경작·수확체험, 로컬푸드시스템이 구축된 소호 농산물 직거래 장터로 구성 돼 있다.
이 중에서도 소호농촌체험휴양마을의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숲 체험과 경작·수확 체험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숲 체험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참새미 옛길 숲 체험장을 비롯해 널찍한 숲 체험장이 네 곳이나 된다.

소호마을은 20명부터 200명까지 단체 체험이 가능하다. [사진제공 : 소호마을]
그 중 참새미 옛길 숲은 운동가들이 복원한 옛 마을 길로 오래 전 불타 사라진 대리마을 사람들이 언양 장을 가던 길이었다고 한다. 마을은 사라졌지만, 층층으로 이어진 평지와 다랭이 논의 흔적, 질경이가 가득 올라온 마을 길의 흔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 질경이를 채취해 만드는 차가 차전차다. 체험장으로 이어진 숲길은 폭신폭신하다. 해가 감춰질 정도로 숲이 우거져 있고 길 곳곳은 두더쥐, 뱀이 파 놓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그만큼 땅이 기름지고, 깨끗하다는 의미다.

숲 체험장의 메인 줄은 1년에 한번 씩 해체하고 나무를 교체해 훼손되지 않게 하고 있다.
숲 체험장에는 큰 나무들이 있고 그 사이에 메인 줄이 연결 돼 있다. 체험객들은 이 메인 줄에 마을에서 체험용으로 제공하는 등산용 밧줄(자일)을 걸어 매듭을 짓고 다양한 놀이체험을 한다. 물론 사전에 매듭법 교육은 필수이다. 체험 장에 따라 매듭으로 해먹을 걸어 눕기도 하고, 놀이 기구를 만들어 놀기도 한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이곳에서 매듭법을 배우고 줄을 걸어 자기가 만들고 싶은 그네나 사다리 등을 만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논다. 그 사이 체험객 몸과 마음은 숲의 좋은 기운이 가득 채워진다.
참새미 옛길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는 신수복 사무장, 옛 길의 고즈넉한 정취가 느껴진다.
감자와 배추 등을 경작·수확하는 체험 역시 여느 농촌체험과는 다르다. 손 모 심기, 손 벼 베기 등도 이뤄진다. 모두 실질적으로 경작해 보고 제대로 수확하는 과정을 거친다. 한 번 체험에 3시간 가량 소요된다고 하니 만만치는 않을 듯하다. 자신이 직접 수확한 작물은 감자 5kg, 쌀 1kg 등으로 가져 갈 수 있다. 벼 베기 철에는 메뚜기를 잡아 구워먹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미니 인터뷰
“제대로 된 농촌체험, 귀농을 꿈꾼다면 소호마을로 오세요”

소호농촌체험휴양마을 신수복 사무장
경남 밀양 얼음골 출신의 신수복 사무장은 한때 수학전문학원을 운영하던 선생님이었다. 소호마을과 연이 닿은 것은 2014년의 일이었다. 법륜 스님으로 유명한 정토회 법당에서 4년여간 봉사활동을 한 뒤였다. 소호마을에 공동체 기반을 만들고 산촌유학센터를 만든 이들이 당시 정토회 수행자들이었던 것이다. 귀농을 꿈꾸던 신 사무장은 그 인연으로 소호마을을 찾았고 2015년 사무장을 맡았다. 그 후 마을공동체의 중심축으로 활동하며 지난 2017년에는 전국 우수사무장으로 장관상까지 수상했다. 현재는 6,000 m²의 밭과 4000 m²의 논 농사를 조합원들과 함께 짓고 있다.
“제가 농사를 짓는 밭과 논은 체험용이에요. 체험을 하고 수확한 것을 일부 가져가기도 하시죠. 9월에 예약이 돼 있는 단체는 막걸리 담기 체험을 하고 가져가기로 돼 있어요. 그 외에도 귀농귀촌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모아 3개월, 6개월 단위로 농촌 살아보기 체험도 진행하고 있죠. 마을의 집을 빌려서 같이 살며 농사를 해 보고 주말에는 집을 들렸다 오세요. 그렇게 체험한 분들이 마을 주민으로 정착하기도 하면서 여느 마을과 다르게 가구 수가 많은 편이에요. 총 300가구 중 이러한 공동체 프로그램에 관여하는 가구는 100가구 정도 되죠.”
이렇듯 성공적인 운영 덕에 소호마을은 전국 각지에서 선진지로 꼽히며 견학을 오기도 한다. 신사무장을 비롯해 공동체에 참여한 사람들은 멘토이자 교육자로서 각지에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숲 체험에 매듭법과 밧줄놀이 운영을 위해 숲밧줄놀이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소호마을에서 시작된 농촌 살리기 공동체 활동의 역할 모델이 이제는 면 단위, 크게는 울산시 단위로 퍼지고 있어요. 저 역시 매달 농업기술지원센터에 귀농귀촌 강의를 나가죠. 우리 마을이 어떻게 귀농귀촌자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됐는지, 어떤 방법으로 수익을 내고 마을에 기여하고 있는지가 주 강의 내용이에요.”
마을에서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을 설명하는 신 사무장의 표정은 자신감에 차 있다. 성공적으로 귀농의 꿈을 이루고, 더 나아가 뜻이 맞는 사람들과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전파하고 있는 이에게 느껴지는 자신감이었다. 신나게 마을 사업을 설명하던 신 사무장이 갑자기 숲 체험장으로 가보자고 제안한다.
(좌)숲 체험장의 교육장 풍경, (우)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산수국.
“며칠 전에는 없던 산수국이 피었네요.”
“이것은 산촌유학센터에서 운영하는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이 만든 자연조성물이에요.”
“메인 줄은 1년에 한 번씩 나무를 바꿔서 설치해요. 숲 체험도 중요하지만 자연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신수복 사무장이 매듭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옥매듭과 걸매듭이 기본이다.
얼결에 따라나선 숲 속에서 이런 저런 설명을 하며 나무 그네를 타보게 하고, 직접 옥매듭, 걸매듭법을 시연해 보여주는 신 사무장에게 행복감이 느껴진다. 행복 바이러스는 전염된다고 했던가? 소호마을을 찾는, 그리고 신 사무장을 만나는 이들은 아마도 모두 느끼는 바 일 듯하다.
소호마을 정보
위치_ 경상북도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소호대리길 7
찾아가는 길_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서울산IC를 나와 상북면 소호리 방향으로 가다보면 마을 초입에 있는 소호 분교의 느티나무가 보인다.
주요 체험_ 숲 체험, 밧줄놀이, 야생차 체험 경작·수확 체험
문의_ 052-254-0220
홈페이지_ http://www.sohori.net/
* 숲 체험 농촌 마을 더 보기
☞ 자연치유 생태마을, 경북 대티골마을
출처 : 한국농어촌공사 웰촌
글 황정호 사진 임영규 / 소호마을 제공
*위 정보는 2019년 6월에 작성된 것으로, 이후 변경 될 수 있으니 방문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사진, 텍스트, 동영상 등의 정보는 소호마을 및 한국농어촌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 1유형 : 출처표시”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