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향으로 완성되는 맛있는 겨울 추억, 고성 청광새들녘마을작성일 | 2022-01-06
고소한 향으로 완성되는 맛있는 겨울 추억...고성 청광새들녘마을
#고성군 #기름짜기 #들기름
‘고성’이라는 지명을 설명할 때는,
그곳이 속해 있는 도(道)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경상남도와 강원도에 동일한 고성군이 존재하기 때문.
두 곳 모두 바다와 접해 있지만,
강원도 고성은 높은 산들과 함께하지만,
경상남도 고성은 인간이 출현하기 이전부터
지구에서 살아온 공룡들의 흔적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요즘은 그 어느 곳보다 고소하고 맛있는
체험으로도 소문이 자자해졌다.
청광새들녘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서 말이다.

폐교를 완전히 재건축해서 만든 마을 센터. 캠핑장, 펜션 등을 갖추고 있다
주말이면 1000여 명이 몰려든다는 캠핑장
“많은 체험마을이 그렇겠지만,
원래는 폐교가 있던 곳입니다.
다른 곳과 달리 완전 재건축을 통해 운동장을 캠핑장으로,
새 건물은 운영본부 및 펜션으로 사용하고 있지요.”
이창환 사무국장의 설명에 따르면,
다른 마을과 차별화되는 점이 하나 더 있었다.
마을방앗간이 바로 그것.
어엿한 마을기업이기도 한 청광새들녘친환경방앗간은
마을 주민들이 재배한 들깨를
정성스럽게 볶아 들기름을 만들거나
엄선한 수입 참깨를 참기름으로 변신시키는
마법의 공간이기도 하다.
마을에서는 친환경방앗간을 운영하며, 체험 프로그램으로도 활용중
이창환 사무국장은 “지난 2010년부터 권역을 구성하고
2014년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지만,
작년부터는 캠핑장 이용객이 월등히 많아졌다”라고 했다.
부쩍 늘어난 캠핑 수요와 맞물려
주위가 고즈넉하고 관리가 꼼꼼한
청광새들녘캠핑장에 대한 입소문이 난 덕분이란다.
고사리손으로 조물조물 완성되는 고소한 경험
체험 중 여전히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단연 '기름짜기'
고사리손으로 조물조물 완성되는 고소한 경험
참기름 짜기 체험에 앞서 강사로부터 설명을 듣는 체험객
기름 짜기 체험을 위해 필요한 것은 간소하다.
들깨 혹은 참깨와 바가지, 채 정도가 전부.
과정 역시 단순하다.
들깨 혹은 참깨를 정성스럽게 세척한 뒤
물기를 머금은 것들을 볶아서 압착하면 기름이 나온다.
동백, 호두 등 자연 유래 기름들은
거의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
일반적인 들기름이나 참기름도
시중에서 유통되는 것보다
약하게 볶는다고 한다.
강하게 볶으면 맛과 향, 색이 진해지는 대신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오늘 기름을 짤 참깨를 확인하는 아이들
이날 체험은 비빔밥을 완성시키는 필수 아이템,
일반 참기름 만들기로 진행됐다.
“참깨에는 먼지가 굉장히 많이 묻어 있어요.
이것들을 제대로 씻어주지 않으면
참기름에서 이상한 맛이 나니까
꼼꼼하게 닦아줘야 해요. 알았죠?”
기름을 압착하기 전 참깨 세척를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어린이들은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고
정성껏 참깨를 조물거렸다.
하지만 손으로 씻어낼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법.
제대로 세척하기 위해서는 기계가 필요했다.
그런 기계 역시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
몇 분 정도 위잉 소리를 내던
세척 기계에서는 황토빛 물이 콸콸 쏟아져 나왔다.
그러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고
마침내 맑은 물만 빠져나오자
이번에는 볶음 기계에 참깨를 부었다.
30분 정도 깨를 약하게 볶는 과정을 거친다
“자, 이제 30분가량 깨를 볶아야 해요.
아이들한테는 지루한 과정일 테니
바깥에서 맘껏 뛰놀다 오세요.”
체험센터에 자리한 놀이터와 동물사육장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은
아까 봐두었던 동물 사육장과 놀이터로 뛰어나갔다.
그 뒤로는 벌써부터 고소한 향이 풍기기 시작했다.
오래된, 그만큼 아늑한 마을
청광새들녘마을은
청동마을, 청남마을, 나동마을, 가천마을, 차치마을 등
5개 마을이 합쳐진 권역마을.
그중 청동마을과 가장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
청동마을은 고성군에서 추진 중인 생명환경농업의 발원지로,
이곳의 농사 대부분은
미생물 퇴비와 한방 약재를 이용한 영양제, 우렁이 등을 투입한
친환경 제초 작업 등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마을 전경
마을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마을의 젖줄로 불리는 개천천과 이웃하고 있는 박진사고택.


대대로 관직에 오른 관리와
효자가 많이 태어났다는 이곳은 밀양 박씨의 고택.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하는 명품고택인
이곳에서는 하룻밤 묵을 수도 있는데,
일정이 맞지 않는다면
이 집을 둘러보는 것만으로 좋다.
마을 풍경
반듯하지 않아서 더욱 자연스러운
고택 흙담을 따라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마을을
천천히 산책하는 것도 꽤 그럴듯하다.
하지만 여유를 부릴 시간도 그리 많지는 않다.
깨 볶는 고소한 향이, 마을까지 스며드는 것 같아
발걸음은 다시 방앗간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마침내 볶는 과정이 끝나 압착 기계로 흡입되는
노릇한 참깨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참깨를 흡입한 압착기는 금세 노란 기름을 배출했다.
아이들은 그 신기한 광경과 무엇보다 고소한 향에
“우와!” 하는 감탄사를 터뜨렸다.
일상적으로 먹곤 하던 참기름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아이들.
그들의 식탁이 앞으로 더욱 즐거워질 것이라는
예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고성에서의 고소한 추억과 함께 말이다.
[TIP] 체험 리스트
*예약 문의 및 상담 전화
055-672-7985
계절과 구성원에 따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상황에 따라 진행 여부가 달라지는
프로그램도 있으니 사전에 꼭 확인해보자.
※최소 참여 인원 20명~30명, 1인 기준 비용
1. 영상 촬영 체험 (편지낭송, 시낭송, 노래 등 / 1인도 가능) 10,000원
2. 기름짜기, 식혜만들기, 한과만들기 10,000원~15,000원
3. 연날리기, 투호, 윷놀이 5,000원
4. 농산물 수확 체험 5,000원
소담하지만 깊게, 빛나는 매력을 찾을 수 있는 곳
공룡박물관 / 송학동 고분군 / 만화방초 (출처: 한국관광공사)
고성을 여행의 목적지로 삼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바로 아래에 경남 관광의 대표도시 통영이
오른편으로는 북적이는 도시 마산, 창원, 진해가
그 위로는 서부 경남의 전통을 지켜온 진주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
그렇다 해서 고성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너무 북적이지 않는 곳에서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있는 여행을 즐기기에,
고성만큼 좋은 곳은 또 없다.
고성은 고성만의 무엇인가를 갖고 있다.
바로 공룡.
한반도 남쪽은 오래전부터 많은 공룡이 살았던 곳으로,
그중에서도 고성은 다양한 발자국을 통해
공룡들의 ‘핫스팟’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고성군에서 운영하는 공룡박물관은
경남권역의 어린이들이라면 한 번쯤 방문했던 명소.
박물관에서 직접 걸어 내려갈 수 있는 상족암에서는
실제 공룡 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는데,
세계 3대 발자국 화석지로 꼽히는 곳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자.
박물관 내 놀이터의 시설도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훌륭하다.
고성시장에서 도보로 10여 분 거리인 송학동 고분군은
소가야(고자국)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멀리서 보면 작은 언덕처럼 생긴 모습에
괜히 마음이 푸근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덕분에 인근 주민들의 산책 코스이자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로
굉장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1년 내내 저마다의 제철을 만끽하는
식물들을 만날 수 있는 소담수목원과 만화방초는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개인 수목원들.
물론 아름답기야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늦봄과 초여름을 절정으로 꼽지만,
낙엽 속에서 새로운 봄을 기다리는
생명들의 작은 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겨울 역시
수목원을 거닐기 더없이 좋은 시기다.
**마을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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