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온기와 향기가 가득한 곳, 정읍 꽃두레행복마을작성일 | 2026-02-20
행복의 온기와 향기가 가득한 곳,
정읍 꽃두레행복마을

며칠 동안 날이 흐리더니
모처럼 파란 하늘이 모습을 드러냈다.
입춘이 지나서일까.
2월임에도 유난히 포근했던 날,
정읍으로 향했다.
두껍게 챙겨 입은 겉옷을 벗으며
일상의 번잡함도 함께 벗어던졌다.
봄을 닮은 햇살 아래,
소나무 숲과 평야가 맞아주던 고요한 오후.
그 평온함 속에 꽃두레행복마을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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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꽃두레행복마을

꽃두레행복마을.
이름이 참 예쁘고 특이하다.
'꽃'은 이 지역 특산품이었던 복분자 꽃을,
'두레'는 지역공동체의 협동 정신을 뜻한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마을의 행복을 일구어낸다는 의미에서
'꽃두레행복마을'이 되었다.
그 마음은 마을 프로그램에도 담겼다.
어성초를 정성 들여 키우고,
동네 방앗간에서 가루를 내 재료로 사용한다.

체험 하나에도 마을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덕분에 어성초 비누와 샴푸 만들기는
마을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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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양보하세요, 어성초 비누 만들기

먼저 어성초 비누를 만들기로 했다.
테이블 위에는 투명한 컵과 여러 재료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제일 먼저 소독을 해야 해요.
비누에 균이 들어가면 안 되겠죠?”
선생님의 설명과 함께 컵과 비누 틀, 도구에
알코올을 뿌린 후 털어냈다.

비누의 종류는 세 가지.
어성초와 단호박, 청대였다.
청대 가루라는 이름이 생소했는데,
쪽과 같이 파란 물을 들일 때 사용하는
식물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천연 재료로 비누의 색을 낸다니,
건강함과 안전함이 느껴졌다.
비누 베이스를 미리 녹여둔 덕분에
준비된 재료들을 혼합하기만 하면 된다.


저울 위에 컵을 놓고 영점을 맞추고는,
식물성 글리세린과 히알루론산,
알란토인, 동백오일을 버무렸다.
하나같이 수분을 채우고
또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재료들이다.
이 비누로 씻으면 피부가 얼마나 촉촉해질까,
벌써부터 기대가 커졌다.

병 위에 붙은 색색의 스티커가 눈에 띄었다.
알고 보니 그 역시 다정함의 증거였다.
“한글을 잘 못 읽는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
색깔만 보고 찾을 수 있게 붙여둔 거예요.
‘파란색 차례입니다~’ 라고 하면 다들 잘 찾거든요.”


수분 가득한 컵에 비누 종류에 따라
어성초, 단호박, 청대 가루를 넣었다.
역시 주인공은 어성초였다.
“비린내가 나서 어성초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얘가 생명력이 엄청나요.
척박한 환경에서도 굳건히 뿌리를 내릴 만큼
생명력이 강합니다.”
생명력이 강해서일까.
어성초는 피부 진정과 소염에 효과가 좋단다.
거기에 라벤더 오일을 떨어뜨리고
마지막으로 비누 베이스까지 부으니
은은한 향이 퍼졌다.


완성한 용액을
미리 소독해 놓았다는 용기에 천천히 부었다.
이제 다른 체험을 할 동안 굳히기만 하면 완성이다.
수분 잔뜩. 좋은 재료 잔뜩.
피부를 생각하는 정성이
비누 한 덩어리에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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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체험 인기 No.1, 어성초 샴푸 만들기

어성초는 탈모 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어성초 샴푸를 만들지 않을 수 없다.
샴푸 체험을 한 이들은
다시 와서 만들거나 사갈 정도로 평이 좋단다.

‘인기 No.1’ 체험은 키트 형태로 준비되었다.
샴푸 베이스와 재료들
그리고 샴푸가 들어갈 공병이 한 세트로,
준비된 재료를 한 데 넣고
섞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체험이다.


단, 준비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이 샴푸 베이스가 중요해요.
어성초, 자소엽, 삼백초, 와송,
녹차를 우려낸 물이에요.”
체험 신청이 들어오면
일주일 전부터 솥에 주요 재료들을
달인다는 설명에 감탄이 나왔다.
단순히 샴푸를 만드는 게 아니라
머리를 위한 보약을 만드는 기분이었다.


추가로 들어가는 재료에서도
쓰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천연 계면활성제인 LES와
순한 성질을 가진 코코베타인을 사용해
누구에게나 잘 맞는 샴푸가 만들어진단다.
“오일이 들어가면 린스를 안 해도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져요.”
설명에 따라 시더우드 오일과
라벤더 오일을 더하니, 샴푸 향이 올라왔다.
머리를 감을 때마다 마음도 부드러워질 것 같은
기분 좋은 냄새였다.


깔때기를 병에 걸치고 조심스럽게 담아준 뒤,
‘손으로 만든 어성초 샴푸’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여주면 끝.
준비에는 손이 많이 가지만 직접 만드는 것은 금방이라,
신청하면 체험 키트만 받아볼 수도 있다고 한다.
그 또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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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 젤리플라워 만들기

마지막 체험은
오직 꽃두레행복마을에서만 가능한
젤리플라워 만들기였다.
마을에서 특허를 냈다는 젤리플라워는
투명한 젤리 속에 색색의 꽃을 피워내는 디저트다.
아직 꽃이 피지 않은 겨울의 끝자락에
직접 꽃을 만드는 시간이라니.
체험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졌다.

테이블 위에는 투명한 젤리 베이스가 담긴 컵과
여러 색상의 젤리 용액,
빨대로 만든 도구가 놓여 있었다.
색을 내기 위해
동그란 젤리 베이스의 가운데를 살짝 파냈다.

“한 번 맛보세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젤리를 입안에 넣으니
상큼함과 달콤함이 퍼졌다.
“베이스는 미리 만들어두는 편이에요.
설탕물에 청포도 맛 샴페인이나 사이다,
레몬 엑기스를 같이 넣고 끓인 뒤,
동그란 용기에 담아 두죠.”
젤라틴이 녹기도 해서
더운 여름에는 체험을 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봄의 직전인 지금이
젤리플라워를 만들기 좋은 때가 아닐까.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베이스와 빨대
그리고 판 젤라틴과 식용 색소로 만든
알록달록 젤리들이다.

꽃의 색 조합을 생각한 후,
젤리 가운데의 파낸 부분에
색 젤리를 한 스푼 얹었다.
그리고 빨대의 뾰족한 부분으로
꽃 가운데를 먼저 만들었다.
선생님의 시범과 설명은 완벽했지만,
손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빨대로 젤리 베이스를 살짝 찔러주면
빨대를 따라 색이 퍼져 나가는데,
그 힘이 너무 세면 젤리 바닥이 찢어지고
꽃잎이 예쁘게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관건은 집중력과 힘 조절이었다.


꽃 가운데 부분은 얇게,
꽃잎 부분은 넓게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점점 꽃송이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색이 빈 곳에 빨대를 찔러 넣으며
입체적으로 꽃을 피워내는 데에 집중했다.
그렇게 각자의 꽃을 완성했다.

“자르면 단면이 더 예뻐요.
입체적인 꽃 모양을 감상해 보세요.”


조심스레 젤리를 반으로 갈랐다.
꽃잎의 형태가 더욱 잘 보였다.
그새 녹은 젤라틴이 색소와 섞여 흘러내렸다.
젤리가 아니라 수채화가 탄생하고 있었다.


꽃두레행복마을에서는 숙소도 운영한다.
깨끗하게 관리된 객실에 들어서니
창밖으로는 소나무 숲이 한눈에 들어왔다.
1층의 치유과학실에서는 책을 읽거나
안마와 찜질을 즐길 수 있었다.
“행복이 별 건가, 이게 행복이지.”
다정한 손길이 묻어나는 공간에
행복이란 단어가 절로 나왔다.


‘함께’를 중시하는 다정한 마음은 봉사로도 이어졌다.
꽃두레행복마을은 2018년부터 지금까지
매달 두 차례 혼자 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 반찬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고.
“이번 설에는 전을 부쳐드렸어요.
많은 양은 아니지만 정성만큼은 가득 담았답니다.”


으뜸촌으로 선정될 만큼
체험과 음식, 숙박이 우수한 마을이지만,
진짜 행복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방문객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물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이웃과 마음을 나누는 것.
그것이 '행복마을'이라는 이름의 진짜 의미였다.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고,
함께 행복해지는 공동체.
꽃두레행복마을의 행복은
그렇게 안에서부터 피어나고 있었다.
꽃두레행복마을
🏡 위치: 전북 정읍시 소성면 입고로 524
📱 문의전화: 063-535-0304
👐 체험프로그램: 어성초 비누 만들기(3개 15,000원),
어성초 샴푸 만들기(300ml 20,000원, 500ml 25,000원),
젤리 플라워 만들기(3개 25,000원)
*모든 체험은 10인 이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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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쌍화차 거리

마을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
정읍 시내 한가운데로 들어서면
쌉쌀한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숙지황과 생강, 대추 등
20여 가지 한약재를 푹 고아 낸 쌍화차의 향이다.
정읍 쌍화차 거리에는
쌍화차 전문 찻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30년을 훌쩍 넘긴 노포부터
세련된 감각을 갖춘 새로운 찻집까지,
열아홉 곳의 쌍화차 전문점이 자리한다.
조선시대 왕에게 진상될 만큼
품질이 뛰어났던 정읍 지황.
그만큼 이곳의 쌍화차는 특별하다.
첨가물 없이 오직 약제로만 푸욱 고아
묵직한 곱돌 찻잔에 담겨 나오는 쌍화차는
마지막 한 숟갈까지 따뜻하다.


가래떡 구이나 누룽지, 제철 과일 등
주전부리가 함께 나오는 것도 이 거리의 매력이다.
소박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골목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몸도 마음도 따뜻해진다.
추운 겨울, 정읍을 찾았다면
쌍화차 한 잔으로 온기를 채워보자.
정읍 쌍화차 거리
🏡 위치: 전북 정읍시 중앙1길 일대
🕒 운영 시간: 매장별 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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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전북기상과학관


쌍화차 거리와 멀지 않은 곳에는
국립전북기상과학관이 있다.
기상과 우주과학이 융합된 공간으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기상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관과 2관, 별관까지
과학관은 총 세 동이다.
기상 과학에 대해 배우고,
천체 투영실에서 하늘의 별을 관측하고,
게임과 체험으로 날씨에 따른 환경 변화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국립전북기상과학관
🏡 위치: 전북 정읍시 서부산업도로 168-43
📱 문의전화: 063-538-0665
💲 관람료: 어른 2,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1,000원
🕒 운영 시간: 주간 10:00~17:30(17:00 입장마감),
야간 19:30~21:00 (하절기 4월-10월) /
19:00~20:30 (동절기 11월-3월)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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