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작성일 | 2026-03-24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3월 중순,
경기도 이천을 찾았다.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남이천IC를 빠져나와
백사면 방향으로 접어드는 순간
창밖 풍경이 달라졌다.

원적산 기슭을 따라
굽이치는 도로 양쪽으로
노란 기운이 번지고 있었다.




수령 100년이 훌쩍 넘는 산수유 고목들이
잔가지마다 꽃봉오리를
막 터뜨리는 참이었다.


벚꽃보다 일찍,
어느 봄꽃보다 수수하게
봄을 알리는 나무.


그 나무들이 마을 전체에 가득했다.





터지기 직전의 봄 — 산수유꽃과 마을 이야기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산수유꽃은 화려하게 터지는 대신,
잔가지마다 조그마한 꽃송이를
촘촘히 밀어 올린다.


절정에 이르면
나무 전체가 노란 구름을
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이날은 아직 그 직전이었다.


가지마다 노란 기운이 올라오고는 있었지만,
한껏 터지지는 않은 상태였다.



"다음 주쯤 되면 지금 사진처럼 이렇게 될 거예요."



마을 위원장 이춘희 대표가
스마트폰 속 만개한 마을 풍경을 보여주며 말했다.


사진 속 마을은 통째로 노란색이었다.




이천 백사면 도립리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산수유 산지다.


매년 4월 초,

사흘간 산수유꽃축제가 열리면
주차장이 모자랄 정도로
방문객이 몰리는 곳이다.

이번에는 축제 시작 전,
마을이 아직 숨을 고르는 시간에 방문했다.


그래서일까.

한산한 산책로에는 이른 봄 내음이 감돌았다.


꽃집에서 맡을 수 있는

그런 향이 아니었다.


산과 흙, 그리고 작은 꽃이 뒤섞인,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냄새였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꽃이 지고 나면
탐스러운 열매가 달리는 여름,
산수유 열매가 새빨갛게 물드는 가을,
흰 눈 위에 붉은 열매가 선명하게
빛나는 겨울까지.


이 마을은 4계절 내내 다른 얼굴을 내보인다.



"겨울에 눈이 오면 어디서 알고 오는지,

갑자기 사진작가들이 들이닥쳐요."



이 대표가 웃으며 덧붙였다.





고목 사이를 걷다 — 산수유 군락지 산책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체험에 앞서 마을 안쪽으로 발걸음을 뗐다.

산수유사랑채에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면
원적산 기슭의 산수유 군락지가 나온다.



원적산은 이천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634m의 천덕봉을 주봉으로 삼고 있다.


그 서쪽 기슭에 펼쳐진 도립리 일대는
수령 100년이 넘는
산수유 고목 1만 7천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는,
수도권 최대의 산수유 산지다.

오르막이라고는 해도
경사가 완만해 걸음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흙길 양옆으로
굵은 고목들이 줄지어 이어졌다.

줄기는 손으로 안기 어려울 만큼 굵고,
껍질에는 세월의 결이 그대로 새겨져 있었다.


이 나무들이 처음 뿌리를 내릴 무렵
이 마을이 어떤 모습이었을지를 잠깐 생각했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꽃은 아직 봉오리 상태였다.


잔가지 끝마다 조그만 봉오리가

촘촘히 맺혀 있었다.


만개한 풍경을 기대하고 왔다면

조금 이른 방문이었겠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나무 자체를
오래 들여다볼 수 있었다.


꽃이 없으니, 나무가 보였다.


한 그루 한 그루의 부피와

뒤틀린 가지의 형태가 눈에 들어왔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꽃이 만개하는 축제 기간이면
이 길은 사람들로 채워지겠지만,

오늘은 이른 봄의 한적함 속에
고목들만 조용히 서 있었다.

발밑에서 사각거리는 흙 소리와
아직 차가운 산기슭의 공기만이
이 계절을 말해주고 있었다.





기억 속의 향기를 꺼내다 — 산수유 숲향 향수 만들기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마을 방문객들이 활용하는 다목적 공간,
'산수유사랑채'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듯 낯선 향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숲의 이슬 같기도 하고,
품위 있게 정돈된 공기 같기도 했다.


마을에서 직접 개발한 '나에게 온 숲' 디퓨저의 향이었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이 마을의 향수 체험은 2023년에 시작됐다.



"경기관광공사에서 생태관광 거점 마을로 선정되면서

산수유마을 향을 먼저 개발해 준 적이 있었어요.


그게 손님들한테 인기가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자 생각하게 됐죠."



이 씨가 마을 주민 8명과 함께
조향 기초 과정을 공부하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반복하며
봄의 산수유숲 향을 잡아냈다.

지금 마을에서 한정 판매 중인
디퓨저와 향수 만들기 체험은 모두 그 결과물이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체험은 '올팩션(Olfaction)'으로 시작됐다.


레몬 오일, 그린 티, 매그놀리아,

릴리, 로즈버드, 머스크 앤 레인, 샌달우드.


일곱 가지 향을 차례로 맡으며

떠오르는 기억과 감상을
작은 종이에 적는 시간이었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같은 향을 맡고도 두 사람의 언어는 달랐다.


로즈버드에서 한쪽은

"에버랜드처럼 달달하고 밝다" 라고 적었고,
다른 쪽은 "집중해야 겨우 잡히는 은은함" 이라고 썼다.


머스크 앤 레인에 이르러서는

둘 다 잠시 말을 멈추고 다시 맡았다.


"날 듯 말 듯하면서 계속 은은하게 나."

"맞아, 근데 나는 약간 세련된 느낌이야."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마지막 샌달우드에서는 한쪽이 "절 같다" 고 했다.

이 대표가 웃으며 받았다.


"저도 처음 이 향을 맡았을 때,

마치 대웅전 앞을 지나가는 스님의 냄새가 생각났어요."



향기는 언어보다 빠르게,

각자의 다른 어딘가로 데려간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레시피 종이를 손에 쥐고
저울 위에 작은 유리병을 올렸다.


향 원액을 한 방울씩

재어 담는 작업이었다.

먼저 날아오르는 톱노트를 넣고,
중심이 되는 꽃향 미들노트를 더했다.
베이스노트는 기름처럼 점성이 있어
방울방울 조심스레 떨어뜨려야 했다.


둘이 나란히 앉아

같은 레시피를 받아 들었지만,
저울 앞에서 각자의 고집이 드러났다.


한쪽은 그린 티 비율을 줄이고
레몬을 조금 더 넣었고,
다른 쪽은 레시피 그대로를 고수했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세심하게 해야지."

"레시피보다 0.2g이나 더 넣어버렸잖아."



나머지 45g을 향수 베이스로 채운 뒤
뚜껑을 닫고 흔들었다.


손목 안쪽에 나란히 뿌려 맡아보자,
차이가 느껴졌다.



"내 것이 좀 더 머스크 향이 많이 나는 것 같은데."

"맞아, 내 건 더 상큼해."



처음에는 알코올 향이 앞섰지만,
잠시 기다리자, 각자의 숲이 서서히 번져 나왔다.



"지금보다 일주일 정도 숙성하면 훨씬 부드럽고 깊어져요."



이 대표의 말에 두 사람 모두 뚜껑을 꼭 눌러 닫았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병 뒷면에 날짜와 이름을
붓펜으로 적으며 체험이 마무리됐다.


세상에 하나뿐인 봄날의 향이 손안에 들어왔다.





실 끝에서 자라는 봄 — 마크라메 식물행잉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향수 체험을 마친 뒤에는
마크라메 식물행잉 만들기로 이어졌다.


나무 막대에 천연 면 실을 걸고

평매듭을 기본으로 삼아
손으로 엮어 내려가는 작업이었다.


둘 다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저울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성향이 달랐다.

한쪽은 실을 꽉꽉 당겨 매듭을 조였고,
다른 쪽은 느슨하게 풀어가며 엮었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느슨하게 하면 더 예쁘지 않아?"

"근데 너무 헐거우면 나중에 모양이 무너지잖아."



강사가 슬며시 끼어들었다.



"정답은 없어요. 성격이 나오는 거죠."



한쪽이 만들다가 헤매기 시작했다.


뒤집어 매기 시작하자

다른 쪽이 막대를 붙잡아주었다.
혼자였다면 훨씬 오래 걸렸을 작업이었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완성된 행잉 아래에는
공기 중의 습기를 먹고 자라는 공기 정화 식물,
이오난사를 앉혀 집으로 데려간다.


흙도 물도 따로 필요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었다.



"우리 마을 숲을 조금이나마 집에 들여놓는 거죠."



손수 엮어낸 매듭 사이에
작은 식물 하나가 자리를 잡자,
서로 다른 두 개의 봄이 완성됐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축제 시작 전,
아직 고요한 마을을 걷다가
돌아가는 길이었다.


막 피어나기 시작한 산수유 꽃가지 사이로
봄 햇살이 얕게 걸려 있었다.


꽃이 터지기 직전의 이 순간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오히려 이 시간만이 가진
조용한 설렘 같은 것이 있었다.


열흘 뒤면 이 길은 수많은 사람으로 채워질 것이다.


그 전에, 마을을 먼저 만나고 왔다.




이천 산수유 농촌체험휴양마을


🏡 위치: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원적로775번길 17

📱 문의전화: 010-4434-2104

👐 체험프로그램: 산수유숲향 향수(룸스프레이) 만들기 1인 30,000원,

마크라메 식물행잉 1인 20,000원,

마크라메 도어벨 1인 25,000원

📆 이천백사 산수유꽃축제 : 2026년 4월 3일 ~ 4월 5일






경기도자미술관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이천은 고려청자 기법이
전해져 내려오는 도자의 고장이다.


경기도자미술관은 한국 현대 도예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짚어볼 수 있는 공간으로,

한국과 해외 작가의 도자 작품을
아우르는 상설전시와
다양한 기획전시를 운영한다.

잘 가꾼 야외 잔디정원을 산책하며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산수유마을에서 차로 30분 거리다.




경기도자미술관


🏡 위치: 경기도 이천시 경충대로2697번길 263

📱 문의전화: 031-645-0730

🕒 관람시간: 화~일 10:00~18:00 (입장마감 17: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 관람요금: 일반 3,000원 / 학생·군경 2,000원 / 만 7세 미만·만 65세 이상 무료







이천시립박물관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경기도자미술관 바로 옆에 자리한다.


이천의 역사 유물과 도자기, 농경 민속자료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고문서와 전적 등 시민들이 기증한 자료들도
만나볼 수 있다.

경기도자미술관과 함께 동선을 연결하면
이천의 도예 문화와 지역 역사를 함께 훑을 수 있다.




이천시립미술관

🏡 위치: 경기도 이천시 경충대로2697번길 172

📱 문의전화: 031-633-9734

🕒 관람시간: 09:00~18:00 (17:30 입장 마감)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 관람요금: 무료







시몬스 테라스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봄은 코끝으로 먼저 온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노란 계절



침대 브랜드 시몬스가
이천 공장 부지에 조성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브랜드 쇼룸과 카페, 편집숍, 시몬스 150년 역사를 담은
헤리티지 박물관까지 한 공간에 들어차 있다.

봄에는 현지 농산물 직거래 장터
'파머스 마켓'도 열린다.


넓은 잔디정원과 감각적인 공간 구성 덕분에
이천 여행의 마무리 코스로 들르기 좋다.
입장료는 없다.




시몬스테라스


🏡 위치: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사실로 988

📱 문의전화: 0507-1342-4071

🕒 운영시간: 매일 11:00~20:00

💲 관람요금: 무료



촌캉스 길잡이
촌식이

세종시 25℃ 맑음

안녕하세요! 웰촌은 촌캉스 길잡이 AI 촌식이 입니다. 농촌여행에 대해 언제든지 AI 촌식이에게 물어보세요.

현재 계신 지역은 세종시입니다. 무엇이 궁금하신가요?

안녕하세요! 웰촌은 촌캉스 길잡이 AI 촌식이 입니다. 농촌여행에 대해 언제든지 AI 촌식이에게 물어보세요.

계절 또는 테마 여행을 찾으시나요?

안녕하세요! 웰촌은 촌캉스 길잡이 AI 촌식이 입니다. 농촌여행에 대해 언제든지 AI 촌식이에게 물어보세요.

어떤 여행지 정보가 궁금하신가요?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웰촌은 촌캉스 길잡이 AI 촌식이 입니다. 농촌여행에 대해 언제든지 AI 촌식이에게 물어보세요.

촌캉스 상품관입니다. 어떤 상품을 찾으시나요?

안녕하세요! 웰촌은 촌캉스 길잡이 AI 촌식이 입니다. 농촌여행에 대해 언제든지 AI 촌식이에게 물어보세요.

어떤 여행 스토리를 찾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웰촌은 촌캉스 길잡이 AI 촌식이 입니다. 농촌여행에 대해 언제든지 AI 촌식이에게 물어보세요.

기차역에 대한 시설 정보를 알려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