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의 자연을 벗 삼아 1박 2일 힐링 여행 강릉 왕산한옥마을작성일 | 2026-07-08
대관령의 자연을 벗 삼아 1박 2일 힐링 여행
강릉 왕산한옥마을

7월의 왕산은 서늘했다.
바다의 도시로만 알던 강릉에
이런 산골이 있을 줄은 몰랐다.
강릉 시내에서 대관령 방향으로 20분 남짓,
길은 어느새 깊은 골짜기로 접어들었다.
대관령 산정에서 동남쪽으로
뻗은 산줄기가 마을을 감싸고,
그 아래로 맑은 계곡물이 흘렀다.
이 일대는 강릉 시민의 식수원인 상수원보호구역이다.
마을 어귀에 세워진 안내판이 알려주듯,
이곳의 모든 농사는 친환경 농법으로 이루어진다.
물이 맑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왕산(王山)이라는 지명에는
왕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고려 제32대 왕인 우왕이 이성계에 의해 폐위된 뒤
이곳으로 유배되었고,
왕산면에 머물며
고려 복원을 꿈꾸었다는 데서
지명이 비롯되었다고 전한다.
인근의 제왕산, 능경봉 같은 이름들이
그 흔적을 뒷받침한다.
왕산한옥마을의 객실 열두 개에
고려 우왕과 조선 열한 왕의 이름이 붙은 것도 그래서다.
세조, 성종, 정조… 객실 문패를
하나씩 읽는 것만으로도 이 마을의 내력이 짐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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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에 갈아 빚는 감자옹심이

한옥마을 한쪽 부엌에는 '수라간'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궁궐의 주방을 이르는 말이니,
객실마다 왕의 이름을 붙인 마을다운 작명이다.
이곳에서 감자옹심이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마을 사무장이 커다란 강판과
감자 바구니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 지역은 산지 위주라 논농사보다 밭농사가 발달했어요.
옛날에는 길이 험한 오지였으니
구황작물 중심으로 먹거리가 자리 잡았죠.
감자가 대표적이에요.“


올해 강릉시가 선정한 '강릉 대표음식 10선'에
감자옹심이와 감자전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두 음식의 뿌리가 모두 이 산골의 감자다.
요즘은 대부분 믹서에 감자를 갈지만,
이곳에서는 전통 방식 그대로 강판을 쓴다.
"믹서에 갈면 부드럽게만 돼요.
강판에 갈면 거칠거칠한 결이 살아서,
씹었을 때 식감이 확실히 다르죠.“

직접 강판을 잡아 보았다.
감자 한 알을 다 가는 데도 팔이 뻐근했다.
옛 어른들은 이 수고로움을 끼니마다 감당했을 것이다.
간 감자는 면포에 담아 물기를 짜냈다.
짜낸 감자 물도 버리는 법이 없다.
"30분에서 한 시간쯤 가라앉히면
바닥에 하얀 앙금이 생겨요.
그걸 긁어서 반죽에 넣는 거예요.
시중에 파는 감자 전분을 많이 넣으면 딱딱해지는데,
이 앙금을 넣으면 익어도 부드럽죠."
기다림이 필요한 과정이라,
이날은 주민이 미리 가라앉혀 둔 앙금이 준비되어 있었다.

건더기와 앙금을 한데 치대어 동그랗게 빚었다.
둥글게 빚은 새알심을 이 지역 사투리로 ‘옹심이’라 부른단다.
감자옹심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손으로 배운 셈이다.
익으면 조금 부풀기 때문에
한입 크기보다 작게 빚는 것이 요령이라 했다.
빚은 옹심이를 끓는 육수에 넣었다.
솥에서 구수한 감자 내음이 피어올랐다.
"익으면 둥둥 떠올라요. 그러면 다 됐다는 뜻이죠."
물 위로 하나둘 떠오르는 옹심이를
국수와 함께 그릇에 담았다.
거칠게 간 감자의 결이 씹을수록 구수함을 더했다.
쫄깃하면서도 딱딱하지 않은,
강판과 앙금이 만든 식감이었다.

체험은 2인 이상부터 예약할 수 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해 함께 음식을 만들고,
그 자리에서 나누어 먹기에 알맞은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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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에 스미는 빛, 초충도 LED 등 만들기

산골의 투박한 맛으로 속을 채웠으니,
이번에는 강릉의 색을 입힐 차례였다.
초충도 LED 등 만들기다.
강릉은 신사임당의 고향이다.
그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초충도,
풀과 벌레를 그린 그 그림들은
오죽헌과 함께 이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 자산이다.
왕산한옥마을에서는 그 초충도를 직접 채색해
등으로 만들어 볼 수 있다.

진행을 맡은 주민이 맨드라미와 봉선화 도안이
그려진 한지를 나누어 주었다.
초충도의 기본 소재들이다.
여기에 컬러 사인펜으로 색을 입히고,
자작나무 틀을 둘러 등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본인이 원하는 색깔대로 칠하면 돼요.
꼭 이 색이어야 한다, 그런 건 없어요."
아이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자작나무 틀은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나무의 거친 결을 바깥으로 살려
오래된 물건 같은 느낌을 내도 좋고,
매끈한 면을 골라 깔끔하게 마무리해도 좋다.

사인펜을 쥐고 봉선화 꽃잎부터 칠했다.
한지의 결을 따라 색이 번지듯 스며들었다.
서두를 이유가 없는 작업이었다.
툇마루를 타고 넘어오는 바람과
새소리를 배경 삼아,
한 칸 한 칸 느리게 채워 나갔다.

채색을 마친 한지를 자작나무 틀에 두르니
제법 등의 모양새가 났다.
안에 LED 조명을 넣으니
한지 너머로 그림이 은은하게 비쳤다.
산골 마을에서 보낸 오후를
머리맡에 켜 둘 수 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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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왕의 이름이 붙은 한옥에서 하룻밤

등을 챙겨 들고 나와 툇마루에 걸터앉았다.
기와지붕 너머로 산줄기가 겹겹이 이어졌다.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이름 모를 새소리.
그것이 전부였다.
도시에서라면 적막이라 불렀을 이 고요가,
여기서는 마을이 내어주는 대접처럼 느껴졌다.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
시간을 확인하려던 손을 슬그머니 거두었다.


왕산한옥마을은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통해 조성된 마을이다.
전통 한옥에 현대식 시설을 더한 객실 열두 채와
도농교류센터를 마을 주민들이 직접 꾸려간다.
주민은 이곳의 매력을 묻는 말에
화려한 즐길 거리 대신 계절을 꼽았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가을에는 단풍이 절경을 이루는 곳이에요."
해가 지면 차로 조금 떨어진 안반데기에 올라
별을 보라는 귀띔도 뒤따랐다.
느린 시간을 하룻밤 통째로 누리고 싶다면,
왕의 이름이 붙은 방 하나를 골라 묵어가면 된다.
강릉 왕산한옥마을
📍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왕산면 도마길 21
📞 문의전화: 033-648-7179 (상담 09: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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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프로그램 초충도 LED 등 만들기 1인 1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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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성수기(7/1~8/31) 90,000원 / 6인 객실 비수기 주중 120,000원, 주말 140,000원, 성수기(7/1~8/31) 200,000원 1인 추가 시 10,000원 / 마을 내 금연, 반려동물 출입 금지 계절에 따라 운영 프로그램이 달라짐 |
<인터뷰로 알아보는 왕산한옥마을>

Q. 왕산한옥마을은 어떤 곳인가요?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청정의 땅이에요.
강릉시 상수원보호구역 안에 있어서,
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농사를 모두 친환경 방식으로 짓고 있답니다.
또 전통 한옥의 멋은 살리고, 현대식 시설의 편리함을 더해
더 편하게 체험과 쉼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 두었죠.

Q. 지금의 모습으로 조성되기까지 어떤 배경이 있었나요?
왕산면은 영동과 영서를 잇는
관문 역할을 해온 지역인데요.
과거에는 폭설 한 번에 차가 끊기고
전기와 통신이 두절될 만큼 오지였죠.
이제는 마을 법인을 중심으로
농산물 생산과 판매,
이를 연계한 관광까지
주민들이 직접 꾸려가고 있어요.
그리고 도시민이 방문해 농촌 문화를 경험하는
도농교류의 장이기도 해요.

Q. 방문객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순간이 있다면요?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이곳의 느린 시간을
온전히 느껴보시길 권하고 싶네요.
툇마루에 앉아 바람과 새들의 지저귐을 듣고 있으면
머릿속이 맑게 비워지는 걸 느낄 수 있거든요.
밤에는 차로 조금만 이동해 안반데기에 올라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밤하늘의 별빛을 만나보는 것도 좋고요.

Q.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계절에 따라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조금씩 달라져서
재료 준비와 일정 조율을 위해 사전 예약이 필수랍니다.
마을 주민들이 진행하다 보니 미숙한 점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주민들이 직접 전하는 따듯함이 있는 곳이랍니다.
느림과 조용함을 천천히 느껴보시고,
과정의 수고로움과 기다림까지 함께 느껴보시기 바라요.
<마을 주변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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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관령자연휴양림

왕산한옥마을에서 멀지 않은 성산면에는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이 있다.
100년 전 소나무 씨앗을
산에 직접 뿌려 키워낸 대관령 금강소나무숲이다.
축구장 571개에 달하는 면적에
곧게 뻗은 금강소나무가 빼곡하다.
국립대관령자연휴양림은 바로 이 명품숲 자락에 자리한다.


1988년 전국에서 처음 조성된
우리나라 1호 자연휴양림이기도 하다.
숙박 시설과 야영장을 갖추고 있어
하룻밤 묵어가기에도,
소나무 숲길을 가볍게 걷다 돌아가기에도 좋다.
한여름에도 숲 안은 서늘하다.
솔향 가득한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는 것만으로
피서가 되는 곳이다.
📍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성산면 삼포암길 133
📞 문의전화: 033-641-9990
💲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
(동절기 12~3월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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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커피박물관


왕산 산골에는 강릉의 커피 브랜드 '커피커퍼'가
오래전부터 운영해 온 강릉커피박물관이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커피 전문 박물관이다.
시설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지만,
그만큼 커피를 향한 진심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전시관에서는 세계 각국의 커피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따라가며,
연대별 로스팅 기계와 그라인더,
나라별 커피잔 같은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온실에서는 국내 토양에 뿌리내린 커피나무도 자란다.

관람을 마친 뒤에는 뮤지엄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겨도 좋다.
왕산한옥마을과 같은 왕산면에 있어
오가는 길에 들르기 알맞다.
📍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왕산면 왕산로 2171-19
📞 문의전화: 070-8888-0077
🕒 운영시간: 10:00~19:00 (입장 마감 18:00), 연중무휴
💲 입장료: 5,000원 (로스팅 등 체험 프로그램은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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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헌


왕산한옥마을에서 초충도에 색을 입혀 보았다면,
그 그림의 주인을 만나러 갈 차례다.
오죽헌은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태어난 집이다.
조선 초기 건축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로 지정되었고,
경내의 율곡기념관에서는
사임당의 초충도를 비롯한 유작들을 직접 볼 수 있다.

집 주위에 까마귀처럼 검은 대나무,
오죽이 자라 오죽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름의 오죽헌은 정원이 짙푸르다.
다만 그늘이 많지 않으니,
한낮보다는 아침 산책을 권한다.

📍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율곡로3139번길 24
📞 문의전화: 033-660-3301
🕒 관람시간: 09:00~18:00 (입장 마감 17:00)
💲 관람요금: 어른 3,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 휴관일: 연중무휴 (1월 1일, 설·추석 당일은 오죽헌 영역만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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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심곡바다부채길


산에서 하루를 보냈다면,
마지막은 바다다.
정동진항에서 심곡항까지 약 3km 이어지는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은 200만~250만 년 전
지각변동이 빚은 해안단구를 따라 걷는 탐방로다.
오랫동안 군 경계 근무용 정찰로로만 쓰여
자연 그대로의 해안이 보존되었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지질의 가치도 크다.
투구를 닮은 투구바위, 퇴적층이 부채꼴로 펼쳐진 부채바위가
걸음마다 다른 풍경을 내어준다.
탐방로 한가운데에는 이 풍경을 벗 삼아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카페 '윤슬'이 자리한다.
편도 한 시간 남짓, 파도 소리를 곁에 두고 걷는 길이다.
📍 위치: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50-13(정동매표소) /
강동면 심곡리 114-3(심곡매표소)
📞 문의전화: 정동매표소 033-641-9444 /
심곡매표소 033-641-9445
🕒 운영시간: 하절기(4~10월) 09:00~17:30 (매표 마감 16:30) /
동절기(11~3월) 09:00~16:30 (매표 마감 15:30)
💲 입장료: 일반 5,000원, 청소년·군인 4,000원,
어린이·경로 3,000원
📢 참고사항: 풍랑·강풍 등 기상특보 시 전면 통제.
탐방로 내 화장실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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