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와 아이유가 찾은 한옥마을, 완주 오성한옥마을작성일 | 2026-07-30
BTS와 아이유가 찾은 한옥마을,
완주 오성한옥마을

종남산과 서방산이 양옆에서
어깨를 좁혀 오는 골짜기에
기와지붕이 층층이 앉아 있다.
완주군 소양면 오성한옥마을이다.
한여름의 볕은 사나웠다.
우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늘부터 찾았다.
마을 초입 저수지 오성제 쪽에서 올라온 바람만
처마 밑을 훑고 지나갔다.

오성(五城)이라는 이름은
옛 오도리와 외성리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두 곳에서 한 글자씩 따온 것이다.
지금 이곳에는 50가구 87명이 살지만,
방문객은 연간 70만 명에 달한다.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뽑힌 것과 더불어,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촬영지로 알려지기도 하면서
마을을 찾는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한옥마을 하면 으레 생각나는,
전주한옥마을과는 결이 다르다.
이곳의 한옥은 스물세 채뿐이니까.

고즈넉하다는 표현이 알맞았다.
화요일 낮에 찾은 골목에는 매미 소리뿐이었다.
숲을 걷고 차를 우리고
한옥에서 하룻밤 자고 오는,
요즘 말로 촌캉스에 꼭 맞는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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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사와 걷는 소양문화생태숲

마을 뒤편 산자락에는 소양문화생태숲이 있다.
완주군 문화관광해설사가 함께 걸으며 안내하는데,
그냥 가서는 들을 수 없고 미리 신청해야 한다.
우리를 맞은 해설사는 숲으로 들어서자마자
발밑에 떨어진 솔잎 한 가닥을 주워 들었다.
"잎이 세 가닥으로 갈라져 있으면
외국에서 온 나무예요. 리기다소나무.
우리 소나무는 두 가닥이고,
잣나무는 다섯 가닥이죠."
받아 들고 세어 보니 정말 셋이었다.
멀리서는 다 같은 소나무 숲인데,
잎 하나로 종이 갈렸다.
리기다소나무는 북아메리카가 고향이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버티고 번식력이 강해
숲길을 조성하며 심었단다.

숲길은 세 갈래로 나뉘어 있다.
우리는 가장 낮은 길을 골랐다.
참나무도 숯가마터도 자작나무도
그 길에 다 모여 있어서다.
걷는 동안 해설사는 계절 이야기도 꺼냈다.
봄·가을에는 꽃과 열매가 가득해,
들려줄 이야기가 훨씬 많아진다고 했다.
한여름에는 잎 모양과 껍질로 나무를 읽는다고.

이 숲에서 가장 흔한 나무는 참나무다.
해설사는 여섯 종이 한 산에 다 있다고 했다.
상수리·굴참, 졸참, 갈참, 떡갈, 신갈나무까지.
이름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붙는다.
떡갈나무는 잎이 넓어
떡을 싸거나 찔 때 썼다 하고,
신갈나무는 짚신 바닥에 깔았다 해서
그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해설사가 굴참나무 앞에 서더니
껍질을 눌러 보라고 했다.
코르크층이 두꺼워 손가락이 물렁하게 들어갔다.
마치 와인 마개의 원료로 쓰이는
지중해의 코르크참나무처럼 말이다.

참나무는 이 동네 사람들의 밥벌이이기도 했다.
“여기는 논밭이 없어서 먹고살기가 힘든 동네였어요.
참나무로 숯을 구워 팔고,
송광사 스님들한테 배운 기술로 한지를 떴죠.
집집마다 닥나무를 심었어요.”
숯도 한지도 팔리지 않게 되자 사람들이 떠났고,
남은 집이 서른 남짓이었다고 한다.

길 끝에서는 자작나무가 나왔다.
흰 줄기가 초록 사이에서 도드라졌다.
본래 북쪽 추운 지방의 나무라 남부에서는 드문데,
이곳의 기온이 낮아 자생할 수 있단다.
그것도 예전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해설사는 이 자리를 특히 아꼈다.
"학생들이 오면 여기서 기후 이야기를 해요.
남쪽에서 자작나무 숲을 보는 게
그만큼 귀한 일이거든요.“

숲을 나와 오성제 제방에 올랐다.
물가에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방탄소년단이 2019년 서머 패키지 화보를 이곳에서 찍은 뒤로
'BTS 소나무'라 불리는 나무다.
2025년에는 일본에서 단체로 찾아온 팬들도
적지 않았다고 해설사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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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고 마주 앉는 다도

숲에서 흘린 땀을 훔치고 체험관으로 향했다.
이곳의 다도는 한복을 갈아입는 데서 시작한다.
한복은 다도를 신청한 사람에게 함께 내어준다.
주민들이 손수 여는 프로그램이라,
옷을 챙겨 입히는 일까지 같은 사람들 손을 거친다.

고름 매는 법을 배우는 데만 한참이 걸렸다.
일행은 나보다 먼저 옷을 갈아입고 나와 앉아 있었다.
자리에 앉자 진행하는 분이 다관과 찻잔,
물 식히는 그릇인 숙우를 차례로 늘어놓았다.
"잔부터 데울 거예요.
차가운 잔에 따르면 향이 앉기도 전에 식거든요."
잔을 데운 물은 버리고,
새로 끓인 물을 숙우에 부어 한 김 식혔다.
물이 적당해질 때까지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녹차는 물이 뜨거우면 떫어져요.
좀 식혀서 우려내는 겁니다.“

찻잎을 넣고 물을 부은 뒤에는 또 기다렸다.
창밖으로 종남산 능선이 보이고
방 안에는 물 끓는 소리뿐이었다.
다도가 결국 기다리는 순서를 배우는 일이라는 걸
세 번째 잔쯤에 알았다.
90분이 짧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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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산책, 그리고 한옥에서의 하룻밤

다도를 마치고 나오니 볕이 한풀 꺾여 있었다.
오소소카페에 들러 잠시 앉았다.
오성제가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있는
주민 공동 운영 카페다.
예전 이장이 살던 집을 고쳐 열었고,
주민들이 돌아가며 일한다.
낮에 숲을 안내한 해설사도,
마을 살림을 맡는 사무장도
어느 날은 이 카페에 선다.
커피보다 쌍화탕과 대추차 같은
전통차가 이 집의 얼굴이다.

카페를 나와 저수지 너머에 있는 골목을 걸었다.
집마다 걸린 문패를 읽는 재미가 있었다.
녹운재는 초록 구름이 흘러가는 곳이라는 뜻이고,
소담원이라는 이름에는 소담하게 살자는 뜻을 담았다고.

이 골목의 한옥은 성격이 제각각이다.
다른 지역에서 통째로 옮겨 온 이축 한옥이 여섯 채,
새로 지은 것이 열네 채,
살던 집을 고친 것이 세 채다.
250년, 150년 된 고택이 그 안에 섞여 있다.
한옥은 못을 쓰지 않으니
해체해 옮긴 뒤 다시 맞출 수 있다.
전주한옥마을의 한옥이 일제강점기 양식이라면,
이곳 한옥은 그보다 앞선 시대의 형식을 지녔다.

마을 만들기 워크숍의 첫 시작은 2012년 봄이었다.
회관이 없어 당시 이장의 집에 모여 앉았다.
주민들은 마을을 걸어 다니며
닥나무와 저수지, 한옥과 숲을 자원 목록으로 적었고,
그 목록이 공모 사업의 밑그림이 됐다.
마을 만들기 계획을 재능기부로 도운 사람은
주민이기도 한 장택주 전남도립대(현 국립목포대 담양캠퍼스)
한옥건축과 교수다.

이 골목의 밤을 제대로 누리는 방법은 하나다.
묵어 가는 것이다.
숙박은 개인이 운영하는 곳부터
주민 공동 운영까지 폭이 넓다.
공동 운영 숙소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고,
계곡과 수영장을 갖춘 집은
하루 100만 원을 넘기도 한다.

우리는 마을에서 함께 운영하는 한옥에 짐을 풀었다.
창을 여니 앞산 능선이 그대로 걸렸다.
밤에는 툇마루에 나와 앉아 있었다.
차 소리도 사람 소리도 없어서,
대화가 끊기면 그대로 조용했다.
낮에 걸은 숲과 마신 차까지,
하루가 통째로 느리게 흘렀다.
촌캉스라는 말은 이런 밤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완주 오성한옥마을
📍 위치: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소양면 오도길 73
📞 문의: 063-243-1022
🕒 운영시간: 오소소카페 10:00~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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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문화생태숲 📞 문의: 오성한옥마을 063-243-1022 ✔ 예약 필수 ✔ 해설 신청: 문화관광해설사 통합예약 누리집(kctg.or.kr) 🕒 해설 운영: 10:00~16:00 중 회차별 진행 ✔ 코스: 전체 약 2시간 💡 참고 사항: 너덜겅 구간이 있어 긴바지와 운동화 착용 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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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체험 📍 위치: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소양면 오도길 73 📞 문의: 063-243-1022 💲 체험 프로그램: 다도체험 1인 15,000원(90분) 💡 참고 사항: 전화 예약 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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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스테이 💲 숙박 요금: 마을 운영 한옥스테이 💡 참고 사항: 숙박은 전화 예약 필수. 💡 주민이 생활하는 골목이므로 사진을 찍을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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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원과 소양고택

경남 진주에서 옮겨 온 250년 된 고택을 중심으로,
노출 콘크리트로 지은 현대 건축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지붕은 한옥인데 몸체는 콘크리트인 구조가
낯설면서도 묘하게 어울린다.
'우리 모두의 정원'이라는 뜻을 이름에 담았다.

갤러리와 대나무 오솔길,
고택 마루를 차례로 둘러볼 수 있고 숙박도 가능하다.
방탄소년단이 화보를 찍을 때
일주일간 머문 집이 바로 여기고,
〈21세기 대군부인〉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장면의 배경이 됐다.
아원
📍 위치: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소양면 송광수만로 516-7
📞 문의: 063-241-8195
🕒 운영시간: 아원고택 12:00~16:00(입장 마감 15:40)
/ 아원갤러리 11:00~17:00
💲 관람요금: 1인 10,000원 (음료 4,000원 별도)
💡 참고 사항: 8세 미만 입장 불가.
대관·촬영으로 임시 휴관하는 날이 있어 방문 전 확인 권장

고창과 무안 등지에서 철거될 뻔한 100~200년 된 고택을
옮겨 와 문화재 장인의 손으로 복원한 한옥이다.
〈21세기 대군부인〉에서 주인공의 집으로 나온
여일루가 여기 있어,
드라마 속 장면을 찾아오는 발길이 이어진다.
재즈 공연이나 북콘서트 같은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카페와 독립서점을 함께 운영한다.
두베카페는 소양미숫페너로 이름을 알렸고,
완주의 첫 독립서점 플리커책방은
하루 전까지 예약해야 들어갈 수 있다.
카페와 책방은 투숙객이 아니어도 들를 수 있어,
이 둘을 목적지로 삼고 찾아가면 된다.
소양고택
📍 위치: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소양면 송광수만로 472-23
📞 문의: 소양고택·두베카페 063-243-5222
/ 플리커책방 063-246-6222
🕒 운영시간: 두베카페 10:00~18:00(연중무휴)
/ 플리커책방 13:00~17:00
💲 이용요금: 플리커책방 1인 10,000원(음료 포함)
💡 참고 사항: 플리커책방은 방문 예약 필수.
숙박은 매월 1일 예약 오픈.
행사 일정은 소양고택 누리집 공지 확인
<인터뷰로 알아보는 오성한옥마을>
Q. 오성한옥마을은 어떤 곳인가요?
종남산과 서방산이 폭 안아 주는 골짜기에 있어요.
마을에 들어서면 일상의 소음이 뚝 끊기고
바람 소리, 새소리가 그 자리를 대신 채워줘요.
오래된 한옥과 오성제, 숲길이 한데 어우러진 게
이 마을의 힘이죠.
Q. 주민들이 함께 이 마을을 만들어 온 이야기가 있나요?
처음부터 관광지로 만든 동네가 아니에요.
주민들이 경관을 지키고 전통을 살려 보자고
힘을 모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전국의 고택을 옮겨 와 복원하고,
한 채 두 채 한옥을 지어 가면서 지금 모습이 됐어요.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함께 운영해 온 세월이 있고요.

Q. 방문객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한옥에서 하룻밤 자 보시라고 꼭 말씀드려요.
낮에는 오성제까지 슬슬 걸으면서
종남산의 계절을 보시고,
다도방에서 차 한 잔 하셔도 좋고요.
Q. 꼭 기억했으면 하는 장면이 있다면요?
아침 일찍 일어나 보세요.
물안개가 기와지붕 위로
몽실몽실 올라오는 시간이 있어요.
툇마루에 앉아서 바람에
나뭇잎 스치는 소리만 들어도 좋고,
해 질 녘 오성제에 붉은빛이 내려앉는 것도 놓치지 마시고요.
<마을 주변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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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봉폭포

오성한옥마을에서 위봉산성 방향으로
고개를 넘으면 위봉폭포가 있다.
60m 높이에서 두 단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로,
예로부터 완산 8경에 꼽혔고
완주 9경 가운데 여섯 번째다.
2021년에는 일대가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판소리 명창 권삼득이
이 폭포 아래에서 소리를 닦았다고 전한다.

고갯마루 정자에서 전체를 조망할 수 있고,
위봉터널을 지나 동상면 쪽 전망대로 가면 더 가까이 볼 수 있다.
굵은 비가 지나간 직후에 수량이 가장 넉넉하다.
📍 위치: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동상면 수만리 산51-1
📞 문의: 완주군청 063-290-2613
💡 참고 사항: 여름철 호우 뒤에는 계곡 접근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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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송광사

숲에서 들은 닥나무와 한지 이야기가 시작된 절이다.
스님들이 종이 뜨는 기술을 익혀
주변 마을 주민에게 가르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종남산 자락의 송광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문화유산이 여럿 있다.
대웅전과 종루, 소조사천왕상,
그리고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복장유물이다.


이 삼불좌상은 1641년,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간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빌며 만든 것이다.
평지에 자리한 절이라
오르막 없이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당일형과 휴식형 템플스테이도 운영한다.
📍 위치: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소양면 송광수만로 255-16
📞 문의: 063-243-8091 / 템플스테이 063-241-8090
🕒 관람 가능 시간: 일출~일몰, 연중무휴
💡 참고 사항: 주차 무료.
관람료 및 템플스테이 참가비는 사전 문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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