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 경상북도 봉화군
- 장소 : 봉화 협곡구비마을
크리스마스 여행지 추천. 산타클로스가 사는 경북 봉화 협곡구비마을
분천역 산타마을과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
크리스마스이브, 몰래 찾아와 선물을 두고 가는 산타클로스는 어디에서 온 걸까. 누가 그러기를 북극에 산다고 하던데.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까지 챙겨주기에는 너무 멀지는 않을까. 에이, 설마 그렇게 멀리서 올까. 아무래도 산타클로스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침 태백산맥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비밀의 협곡에 산타클로스가 살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산 넘고 물 건너야 겨우 닿는 경상북도 봉화군, 협곡구비마을에서 산타클로스의 흔적을 찾아보자.
이런 산골짜기에 마을이
협곡구비마을
협곡구비마을은 분천역 인근에 자리한다. 영동선 철도가 지나는 길목이다. 청량리에서 출발한 기차가 영주를 지나 이곳으로 오고, 태백산맥을 간신히 넘어서 동해, 강릉으로 향하고는 했다. 태백산맥을 관통하는 터널이 생기면서 이 구간의 철도 통행량은 급격히 줄어들었고, 분천역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뜸해졌단다.
협곡구비마을이 산타마을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분천역이 스위스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하면서부터였다. 알프스산맥, 마테호른의 협곡에 자리한 체르마트역과 태백산맥의 협곡에 자리한 분천역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서 말이다. 자매결연 이후 이국적인 분위기로 변신을 시도했고, 여기에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의 이미지를 담아 지금의 협곡구비마을과 산타마을이 만들어졌다.
협곡구비마을은 이번 겨울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지다. 딸기를 재배하는 농가가 있고, 겨울 캠핑을 위한 깔끔한 캠핑장이 마련되어 있으니까. 사방으로 펼쳐지는 태백산맥의 장관과 깊은 골짜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 또한 매력적이다.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산타클로스를 찾아 나서 보자.
# 협곡구비마을
- 위치: 경북 봉화군 소천면 풍애길 9-43 (센터, 산타캠핑장, 딸기 수확 체험 등)
- 문의, 예약: 010-9059-5791
- 체험프로그램: 산타딸기 수확 체험(4월 중 운영)
# 카페 사랑채
- 위치: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길 50-2
- 운영시간: 09:00~17:00(동절기) / 09:00~18:00(하절기)
- 체험프로그램: 산타쿠키 만들기 (1인 10,000원, 쿠키 재료와 음료 1잔 제공)
산타클로스가 사는 곳
한겨울 분천 산타마을, 분천역
산타클로스의 흔적은 분천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겨울 분천 산타마을’이 2023년 2월까지 열릴 예정이기까지 하다. 산타클로스가 출몰하기 가장 좋은 시기인 셈이다. 분천역에서는 이번 겨울을,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여러 행사를 운영한다.
가장 쉽게 체험할 만한 프로그램은 산타 핑거푸드 만들기 체험이다. 협곡구비마을이 분천역에서 운영하는 ‘카페 사랑채’에서 산타 쿠킹 클래스가 열린다. 산타 핑거푸드가 주제인데, 쿠키는 물론이고 협곡구비마을에서 생산하는 딸기로 아기자기한 모습의 주전부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번 겨울 분천역에서는 엽서를 만들어 산타클로스에게 보내는 것도, 인생네컷을 찍는 것도 가능하다. 산타마을에서 직접 썰매를 몰고 산타클로스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크리스마스가 있는 주말에는 마치 축제처럼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기도 하단다.
분천역의 밤은 낮보다 훨씬 아름답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는 물론이고, 분천역사 전체가 화려한 조명으로 반짝이는 덕분이다. 날씨가 좀 추우면 어때. 분천역을 슬렁슬렁 거닐며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행복한 겨울을 만끽해 보자.
- 위치: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길 49 (분천역, 산타마을 일원)
- 한겨울 분천 산타마을 축제 기간: 2022.12.17~2023.02.12
- 크리스마스 특별 체험관(12/17, 12/24), 산타마을 캐릭터 파티(12/24), 팝업 놀이터(매주 토요일),
미니 보이는 라디오(12/18, 01/14, 02/11), 산타 쿠킹 클래스(11:00~12:00, 14:00~15:00, 17:00~18:00 / 1일 3회 운영),
푸드트럭 먹거리존, 인생네컷 사진관, 엽서 만들기 체험, 산타 썰매 등 이하 상시 운영
호랑이의 해를 떠나보내기 아쉽다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면, 호랑이의 해가 끝나간다는 점이다. 호랑이를 만나보지도 못했는데 한 해가 저물어간다니. 아쉽다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향하자. 협곡구비마을에 산타클로스가 산다는 소문보다도 더 허무맹랑한 소문의 근원지가 바로 여기다. 백두산호랑이가 태백산맥의 숲을 누비고 있다는 소문 말이다.
2018년 정식으로 문을 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한국산 호랑이의 종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일반 동물원보다 큰 규모의 방사장을 설치해 호랑이가 자유롭게 노닐 수 있도록 조성했단다. 풀 한 포기 보기 어려운 한겨울임에도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찾을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호랑이의 종 보존을 목적으로 한 수목원답게 규모가 상당하다. 주 통행로로만 도보로 왕복해도 한 시간이 훌쩍 넘는 수준이다. 눈으로 가득한 태백산맥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절경이다. 그사이를 산책하는 기분 또한 특별할 터. 길을 걷다가 멈추고 눈싸움을 즐기는 것도,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호랑이숲은 수목원 한가운데에 있다. 5.5m 높이의 울타리가 호랑이와 우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으니 행여나 달려들 거라는 걱정은 하지 말자. 원래 시베리아부터 만주, 개마고원, 그리고 태백산맥을 누볐던 녀석들이니 한겨울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 호랑이들의 모습이 그저 귀엽기만 하다. 호랑이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2022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해 보자.
- 위치: 경북 봉화군 춘양면 춘양로 1501 방문자센터
- 운영시간: 09:00~17:00 (호랑이숲은 16:00까지 운영, 방문자센터에서 호랑이숲까지 도보 30분 소요)
- 관람요금: 성인(19~64세) 5,000원 / 청소년(13~18세) 4,000원 / 어린이(7~12세) 3,000원
- 트램 이용요금: 성인 1,500원 / 어린이 1,000원
고급 목재, 춘양목의 고향
봉화목재문화체험장
경상북도 봉화군은 금강소나무의 고장이다. 그렇다. 우리 선조들이 궁궐을 지을 때 사용했다는 바로 그 나무 말이다. 특히 춘양면과 소천면 일대에서 자라는 소나무 ‘춘양목’은 속이 붉고 단단하며, 껍질이 얇다는 장점이 있어 건축 자재나 가구의 재료로 많이 사용할 정도란다. 지금도 봉화군에서는 춘양목을 비롯, 여러 나무를 활용해 다양한 목공예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목공예의 기초를 살펴보고, 직접 체험해 보고 싶다면 목재문화체험장으로 향하자. 창평산림욕장 옆에 자리한 봉화 목재문화체험장에서는 목공예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목재로 사용하는 100종의 나무를 직접 보고, 느껴보자. 작가들의 예술성, 아이디어가 담긴 목공예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원한다면 목공예 체험에 참여해도 좋다. 별도로 예약하지 않아도 수십 종의 목공예 체험이 가능하다. 완성품을 둘러본 후 원하는 작품을 선택하면 키트를 제공해 주는 방식이다. 선생님 또한 상주하고 있으니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지는 걱정하지 말자. 춘양목이 자라는 숲을 둘러보고 싶다면 목재문화체험장 바로 뒤로 이어지는 창평산림욕장을 가볍게 한 바퀴 둘러보기를 바란다.
- 위치: 경북 봉화군 봉성면 구절로 151
- 운영시간: 09:00~17:00
- 이용요금: 무료
- 목공예 체험: 체험마다 요금 다르므로 사전 문의
한겨울에도 산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
청량산과 청량사
청량산은 봉화군을 대표하는 산이다. 경상북도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에는 낙동강이 흐르는 골짜기, 현란하게 치솟은 기암괴석의 향연, 한겨울에도 푸른 옷을 입고 위풍당당한 자태를 자랑하는 금강소나무의 군락, 그리고 천년고찰 청량사가 있다.
청량사는 청량산 중턱에 자리한다. 가장 가까운 주차장부터 청량사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 내지 20분 정도. 청량산을 등반할 계획이 없더라도, 산의 매력을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맛보기 여행지인 셈이다. 힘들지 않겠느냐고? 청량사가 품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충분히 감수할 만한 수준이니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청량사는 663년, 신라 문무왕 시기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웅장한 풍경이 펼쳐진 산세만큼 큰 규모의 사찰이 이곳에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찰의 규모가 지금처럼 줄어든 것은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의 여파였단다. 그러나 이 안온한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든다.
불교에 관심이 있다면 종이로 만든 불상 ‘지불’을 만나보자. 지금은 금칠을 해서 알아보기 어렵지만, 유리보전에 모셔져 있다. 참고로 유리보전의 현판은 고려 공민왕의 친필이라고. 오층석탑에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있다.
청량사 주변으로 펼쳐지는 풍경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리저리 뾰족하게 솟아난 바위들, 그사이에 위태롭게 자리한 암자들은 이곳이 신선들의 세계가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청량사 앞마당에 서서 청량산이 선사하는 고요한 순간을 한껏 느껴보자. 연말연시를 맞아 싱숭생숭해진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질지도 모르니까.
- 위치: 경북 봉화군 명호면 청량산길 199-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