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4
계절·테마 여행코스
온통 가을로 물든 풍경, 경주 세심마을 산책
경주 세심마을
- 경주 세심마을 km
- 독락당 0.4km
- 옥산서원과 세심대 0.8km
- 정혜사지 13층 석탑 1.1km
- 느린353 0.4km
여행코스정보 지도로 보기
1경주 세심마을
온통 가을로 물든 풍경,
경주 세심마을 산책

순식간에 단풍이 드나 싶었는데,
어느새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의 틈에서
마음이 급해진다.
한없이 짧은 가을이라는 찰나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이럴 때, 비교적 늦은 단풍은 더없이 반갑다.

조금 늦기에 더 오래 볼 수 있는
가을을 만나기 위해 경주로 떠났다.
많은 이들이 향하는 관광지를 뒤로하고
향한 목적지는 세심마을.
고택과 서원, 산과 계곡에
아직 가을이 머무르는 곳이다.
🔻 웰촌이 PICK✔한 경주 여행 코스 🔻
1) 은행나무가 반겨주는 잔잔한 마을, 세심마을
2) 학자가 머물던 별장, 독락당
3)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옥산서원과 마을의 이름이 시작된 세심대
4) 은행나무에 둘러싸인 국보, 정혜사지 13층 석탑
5) 계절이 보이는 공간, 느린353
| 은행나무가 반겨주는 잔잔한 마을, 경주 세심마을


마을로 향하는 길,
울창한 소나무 숲이 보인다.
높이 솟은 소나무는 몇 살쯤 되었을까.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조선시대 때부터
마을 주민들이 가꾸고 보존해 온 마을 숲이다.
쉬기 좋은 정자와 벤치, 운치 있는 산책로가
여행 시작부터 발길을 붙잡는다.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인 이언적도
즐겨 찾던 숲이라고.

회재 이언적.
세심마을을 거닐 때 가장 많이 보고
또 듣게 되는 이름이다.
인근의 양동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조선 중기 성리학의 기틀을 다진 학자로,
벼슬에서 물러난 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세심마을이라는 이름도 그가 지었다.
‘마음을 씻다’라는 의미의 세심(洗心)에는
성리학적인 의미가 담겼다.
사사로움이 없이 맑고 고요한 마음.
그 마음을 지닌 경지에 이른 이가
성리학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인간상, 즉 군자다.


마을은 군자의 모습을 닮았다.
잔잔하고 고요하며
무엇 하나 튀거나 요란하지 않다.
산책이 곧 수양이 되는 기분이랄까.
그래서인지 괜스레 발걸음도 점잖아진다.
마을 입구의 은행나무는
노랗게 물이 들기 시작했지만
유난을 떨지 않는다.
차분하게 계절의 변화를 감상할 뿐.



고요하다는 게 심심하다는 뜻은 아니다.
세심마을에는 볼거리가 많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국보, 보물이 있고,
마을 곳곳에 맛집과 카페가 즐비하다.
안내판을 보면 어디를 먼저 가야 할지 고민이 되지만,
일단 발이 향하는 대로 걸어보자.
곱게 물든 산과 맑은 자계천을 따라 걷다 보면
어디에든 도착하게 되니까.


세심마을 체험관은 산과 천 사이에 있다.
마을에서는 찹쌀 강정 만들기를 비롯해
김치, 찹쌀고추장, 허브 소금 등 먹거리 만들기와
농작물 수확 체험을 운영한다.
누구나 전통문화를 체험하도록
마당에 투호와 고리를 놓아둔
배려도 돋보인다.
미리 주문하면 식사와 간식도
맛볼 수 있으니 참고하자.
📍 위치: 경북 경주시 안강읍 세심길 20-9
📞 문의전화: 010-2082-6148
💵 이용요금:
찹쌀강정 만들기(9,000원, 10월~5월 가능), 김치 체험(25,000원),
찹쌀 고추장 만들기(15,000원), 농산물 수확(7,000원)
*모든 체험은 25명 이상 신청 시 진행 가능
🚗 주차: 마을 주차장 이용(무료)
2독락당
| 학자가 머물던 별장, 독락당


세심마을 체험관과 가까운 곳에 독락당이 있다.
이언적이 벼슬에서 물러난 후 내려와
계곡 옆에 지은 집이다.
‘세속의 일을 잊고 자신의 도를 즐긴다’는
의미를 담은 독락당에서
그는 7년간 머무르며 학문을 닦았다.


1532년에 지어진 독락당에는
여전히 사람이 사는 중이다.
내당은 이언적의 후손이 생활하는
종택이기에 관람이 불가하다.
그렇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별채와 몇몇 건물은 숙소로 운영되는 데다,
사랑채인 옥산정사 등은
관람객에게 개방되기 때문이다.


퇴계 이황이 쓴 ‘옥산정사’라는 현판이 걸린
건물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계곡으로 돌출된 건축물 ‘계정’이 나온다.
마당과 계곡에 반씩 걸쳐진 형태로,
독락당의 대표적인 사진 명소다.
안쪽에 서면 정자 너머로 숲과 자계천이 보이고,
자계천에 서면 자연과 어우러진 정자를 볼 수 있다.


안과 밖, 어디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우니 하나씩 천천히 즐겨보자.
계정에 앉아 흘러가는 계절을 감상하고,
계곡으로 나가 걷다 보면 선비가 된 듯하다.
자연을 벗 삼아 사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 위치: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서원길 300-3
📞 문의전화: 010-7620-7712
💵 이용요금: 무료
🚗 주차: 마을 주차장 이용(무료)
3옥산서원과 세심대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옥산서원과 마을의 이름이 시작된 세심대


옥산서원은 세심마을 또 하나의 명소이자,
이언적의 또 다른 흔적이다.
그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1572년에 세워진 곳으로,
선조가 이름을 지어서 내린 사액서원이다.
2019년에는 ‘한국의 서원’이라는 이름으로
도산서원, 소수서원 등 8개 서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가을이면 옥산서원을 찾는 발길이 많아진다.
은행나무가 만든 계절의 색을 담기 위해서다.
서원 입구며 가는 길목의 은행나무는
샛노란 색을 띠기 시작했지만,
서원 마당의 은행나무는 여전히 초록이다.
아쉬움보다는 가을을 감상할 시간이
조금 더 생겼음에 기쁜 마음이 더 크다.


서원 옆으로는 너른 계곡이 펼쳐진다.
너럭바위가 층층이 쌓인 이곳은 세심대.
마음을 씻고 자연을 벗 삼고자
이언적이 붙인 이름이다.
그 의미를 담아 마을 이름도 세심마을이 되었다.
바위 중 하나에는 세심대(洗心臺)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퇴계 이황이 쓴 글씨라고.


마을의 뿌리와도 같은 세심대는
명상과 잘 어울린다.
깨끗한 물이 바위 사이를 지나
작은 폭포가 되어 떨어지는 소리,
바람에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
쌓인 나뭇잎을 밟는 소리만 계곡을 채운다.
마음을 닦는 곳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건 아닌 모양이다.
📍 위치: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서원길 216-27
📞 문의전화: 054-762-6567
💵 관람요금: 무료
🚗 주차: 마을 주차장 이용(무료)
4정혜사지 13층 석탑
| 은행나무에 둘러싸인 국보, 정혜사지 13층 석탑

체험관에서 독락당을 지나 마을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다 보면
정혜사지 13층 석탑이 나온다.
절터에 원형 그대로 탑만 남은 채다.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석탑은
13개의 층으로 이루어졌다.
보기 드문 귀한 구조라 국보로 지정되었다.
커다란 1층 위로 작은 층이 쌓인 형태가 과연 독특하다.


그 정교함도 인상적이지만, 탑만큼이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주변을 둘러싼 은행나무들이다.
멀리서 보면 은행나무로 이뤄진 섬으로 보일 정도로
줄지어 자라는 모습이 장관이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면
환상적인 황금빛 풍경이 펼쳐진다는데,
이곳의 단풍도 조금 늦게 드는 편이다.
황금물결을 배경으로 홀로 선 탑은 볼 수 없지만,
선비의 마음을 떠올리며
아쉬움은 흘려보내고 현재를 만끽하기로 한다.
초록에서 노랑으로 넘어가는 장면도
충분히 아름다우니까.
📍 위치: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1655
📞 문의전화: 054-779-6703
5느린353
| 계절이 보이는 공간, 느린353


정혜사지 13층 석탑에서 다시 북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여유로운 카페 느린353이 보인다.
너른 잔디밭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숲과 계곡을 감상하며 쉬어 가기에 좋다.



카페 건물은 두 채다.
하나는 한옥, 하나는 현대식이라
취향대로 골라 앉으면 된다.
한옥의 매력은 환하게 들어오는 햇살과 툇마루다.
날이 춥지 않다면 햇볕 받으며
느긋함을 즐길 수 있다.
날이 춥다면 온돌방으로 들어가자.
아궁이에 직접 불을 때기에 더욱 뜨끈하다.


모던한 분위기의 현대식 건물은
통유리창이 가장 큰 매력이다.
숲을 향한 쪽 전체가 창이라
활짝 열면 자연 풍경이 코앞으로 다가온다.
근사한 뷰를 원한다면
야외 테라스 자리도 옳은 선택이다.
야외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100% 국내산 대추로만 만든 대추차와
겉이 바삭한 소금빵 등
산책 후 당을 채우기에 좋은 메뉴도 마음에 든다.
차갑지만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느릿한 쉼을 가져보자.
📍 위치: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서원길 353-14
📞 문의전화: 0507-1387-5227
⏰ 운영시간: 10:30~18:30(라스트오더 17:30)
💵 대표메뉴: 아메리카노 5,000원, 대추차 7,000원, 소금빵 3,900원
🚗 주차: 무료